[마켓 나우] 인플레이션 2% 안착의 마지막 고비
‘마지막 마일’(final mile)은 어떤 가치 있는 노력의 마지막 단계다. 물류에서는 배송의 최종 지점을, 등산에서는 정상 직전의 오르막을 가리킨다. ‘마지막 마일’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성공적이면서 지속가능하게 달성하고 있을 때도 쓸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우, 2022년 개인소비지출지수(PCE) 기준 인플레이션이 5.8%로 정점을 찍었을 때 통화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마일’은 9월에 3.7%였던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과제다.많은 경우, 마지막 단계가 가장 큰 대가를 요구한다.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에서도 마찬가지일까. 이 질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은 남은 역경을 헤쳐 나갈 준비가 되었을까. 주식·채권·통화의 현재 가격을 봤을 때 대답은 ‘글쎄, 아니요’일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속적인 저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얼마간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기록으로 본다면, 2%의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과 노동 시장 상황의 일부 악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논거가 부족하다. 첫째, 지난 65년 동안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가 없었다. 둘째,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의 모든 인플레이션 지표가 급락하는 동안, 실업률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경제 성장률도 추세 이하로 큰 폭으로 내리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것처럼 보인다. 요약하면, 연준은 경제가 추세 성장률 이하로 둔화하고 실업률이 오를 때까지 꽤 엄격한 통화 및 금융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도한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예측대로 흘러간다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그 결과 미국 주식시장과 달러는 약세를 띨 것이다. 최근 급등한 미국 5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연준이 양적 완화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늦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긴축 시간이 길어진다면 장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금융 비용 등에 더 민감한 10년물 이상의 국채가 투자 관점에서는 더 유리할 것이다.
‘마지막 마일’은 종종 가장 힘든 시기다.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초래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희망’만으로는 전략이 될 수 없다. 투자자는 힘든 마지막 고비에 대비해야 한다.
스티븐 도버 /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