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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또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1일 휴스턴에서 조나선 이씨

소총 2정 무장, 요원들 응사
버지니아 유씨처럼 정신질환
공수부대출신 훈장까지 받아

육군 공수부대 출신으로 훈장까지 받은 한인 전직 소방관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 지난 4일 버지니아주에서 경찰과 대치극 중 자택 폭발로 숨진 한인 제임스 유(56)씨〈본지 12월6일자 A-1면〉와 마찬가지로 정신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리스카운티셰리프국(HCSO)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시50분쯤 텍사스주 휴스턴 플리밍턴 애비뉴와 랭헴 드라이브 인근 한 주택 앞에서 조나선 이(한국명 이민준·45.사진)가 셰리프국 요원들과 총격전 끝에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날 해리스카운티 셰리프국(HSCO)은 도로 한복판에 문이 열린 채 차가 버려져 있다는 주민 신고에 따라 현장에 출동했다. 도착 직후 주택 안에서 총성이 울리자 요원들은 즉시 지원을 요청했다. 곧이어 주택 안에서 이씨가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시작했다고 셰리프국은 밝혔다.  
 
이후 요원들이 주변을 차단한 채 얼마간 대치가 이어지던 중 이씨가 소총 2정을 든 채 주택 밖으로 나왔다.
 
에드 곤잘레스 HSCO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씨가 무장한 것을 확인하고 요원 5명이 응사했다”며 “총에 맞은 이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추가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곤잘레스 국장은 “추가 수색을 위해 주택 내부로 집인하던 중 여러 전선들이 발견됐다”며 “위장폭탄(부비 트랩)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씨 집 안에서 폭발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씨는 육군 퇴역군인 출신의 보몬트시 전직 소방관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군복무 당시 겪었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정신 질환을 겪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2020년 국무부는 이씨가 괜찮은지 자택 방문(welfare check)을 경찰에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지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씨 앞으로 보호관찰명령 위반과 마약소지 등의 혐의로 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이씨의 친구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조나선은 군 제대 후 PTSD로 힘들어 했지만 훌륭한 사람이었다”며 “군인들이 복무중 어떤 힘든 일을 겪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씨의 유족은 지난 6일 웹사이트를 통해 이씨의 사망소식을 알리며, 그가 군대에서 겪었던 전쟁 트라우마가 비극의 단초가 됐다고 전했다. PTSD를 앓고 있던 이씨는 마약에 중독됐다고 한다.
 
유족은 이씨의 부고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을 비극으로 잃는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며 “이번 사고는 전쟁 참전 용사들의 아픔과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신의 옆에 있는 누군가가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사람을 향해 손을 내밀어 달라”고 전했다.
 
이씨 가족들에 따르면 1978년 서울 출생인 이씨는 갓 돌을 넘겨 휴스턴으로 이민와 자랐다. 그는 지난 1992년 강도사건으로 부친을 잃었다. 2003년 입대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이씨는 2006년 전투중 입은 부상으로 전역하기전까지 육군표창훈장, 육군공로훈장, 육군선행훈장, 국방훈장, 아프가니스탄 전역훈장, 세계테러전훈장 등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4년 주류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9·11테러를 보면서 군입대를 결심됐다”며 “국민과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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