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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씨 살인범에 5년형…한인들 분노

지난해 자바시장서 흉기 피살
용의자 2명 미성년자로 기소
소년법정 최고형 5년형 불과
이씨 딸 "다른 공범 엄벌 원해
반드시 성인법정에 세워달라"

피살된 이두영씨와 딸 채린씨.

피살된 이두영씨와 딸 채린씨.

LA카운티 소년법원이 지난해 LA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업주 고 이두영씨를 흉기로 살해한 10대 용의자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사건 발생 후 지난 1년간 용의자 강력 처벌 및 사법정의를 외쳐온 고인의 딸과 시민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표했다. 특히 이들은 살인 용의자 2명을 성인으로 간주해 기소하지 않은 LA카운티 검찰을 비판했다.
 
지난 5일 LA카운티 소년법원은 우발적 살인(voluntary manslaughter) 혐의로 기소된 10대 용의자 중 1명(여)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양형 기준은 용의자가 범행 당시 17세였던 점이 반영됐다. 5년형은 우발적 살인 혐의에 대해 소년법정이 내릴 수 있는 최고형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용의자(남)의 선고 재판은 2주 뒤 열릴 예정이다. 선고 재판을 앞둔 남성 용의자 역시 우발적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1일 오후 1시 15분 LA다운타운 자바시장 한 가발 가게에서 발생했다. 10대 남녀 2명이 침입해 물건을 훔쳐 달아나다가 업주 이두영(당시 56세)씨와 몸싸움을 벌였고, 강도 용의자 중 1명(남)이 휘두른 흉기에 이씨는 목숨을 잃었다.〈본지 10월 3일자 A-1면〉  
 


사건 직후 LA경찰국(LAPD)은 라틴계 17세 남녀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LA카운티 검찰은 살인사건이 벌어진 4일 뒤 이들을 살인 및 강도 혐의로 소년법원에 기소했다.
 
판결 소식을 접한 이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두영씨 살인 용의자의 성인범 간주 처벌을 요구해온 모임을 이끈 나오미 홈은 “이번 판결의 1차 책임은 조지 개스콘 LA카운티 검사장”이라며 “한인 등 수백 명이 지난해 용의자 인정신문 때 법원 앞에서 ‘성인’으로 간주해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우리 요구를 무시했고, 말도 안 되는 판결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숨진 이두영씨의 딸 이채린씨는 LA카운티 검찰과 소년법원이 선고를 앞둔 남성 용의자는 성인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채린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남성 용의자가 성인범으로 간주돼 처벌받기를 원했다”며 “현재 담당 검사는 남성 용의자를 성인범으로 기소하려면 ‘윗선’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말만 한다”며 한인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이씨는 이어 “그동안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편지도 썼고, 법원 재판 때마다 직접 모은 증거를 제출하고 증인도 데려갔다”며 “용의자가 미성년자로 처벌받을 경우 징역 최고 7년형만 가능하다고 한다. 검찰이 아직까지 성인범 또는 미성년자 기소 여부는 결정하지 않은 만큼, 꼭 성인범으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두영씨 살인 용의자 강력 처벌을 촉구한 한인비영리단체 FACE(구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 관계자는 “이번처럼 가벼운 처벌은 한인의 생명을 그 정도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끔찍한 판결”이라며 “자칫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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