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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사람

늦가을 오후
 
한 사람이 걸어간다
 
 
 
혼자 세상 짐 다 진 것처럼
 
어깨를 늘어트리고  
 
 
 
그의 등 위로
 
금싸라기 같은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아
 
어깨동무를 하고  
 
 
 
눈 맑은 하늘과
 
까불거리는 바람
 
빨갛고 노란 나뭇잎이 뒤를 따른다
 
 
 
그는 아직, 자신이
 
얼마나 귀한 걸 지고 가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얼마나 많은 친구와 함께 걷고 있는지도  

황박지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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