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 따라 갔다가 차 수천대 사막서 고립
가주·네바다 경계서 잘못 안내
CHP 출동해 차량들 출구 인도
구글 "해당 경로 표시 안할 것"
28일 워싱턴포스트와 AP 등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구글 지도 앱만 믿고 운전했던 수천 대의 차량이 15번 프리웨이 대신 우회경로를 선택, 사막으로 들어갔다가 겨우 빠져나왔다.
이날 사고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포뮬러 원 그랑프리 이벤트를 즐기고 LA의 집으로 돌아오던 셸비 에슬러(23)와 가족이 스마트폰의 구글 지도 안내에 따라 차를 몰고 가다 사막에서 멈춰선 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140만 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을 보면 긴 차량 대열들이 사막 한가운데 좁은 흙길을 달리다 멈춰 서서 911에 도움을 요청하고 CHP의 도움으로 길을 빠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차량은 차체가 망가져 견인되기도 했다.
시작은 구글 지도 앱이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경계 사이의 사막을 관통하는 15번 프리웨이에 먼지 폭풍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피할 수 있고 운전시간도 절약한다며 대체 경로를 보여주면서부터다.
이 앱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한 운전자들은 의심 없이 대체 경로를 선택해 안내하는 대로 달리다가 사막 한가운데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에슬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구글맵이 보여주는 대체 경로가 이상했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차들이 많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울퉁불퉁한 자갈길이 좁은 흙 먼지 길로 바뀌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그땐 이미 길이 좁아서 되돌려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푸석푸석한 먼지가 일고 듬성듬성 덤불이 보이는 사막 한가운데에 차량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폭의 길 위로 끝도 보이지 않는 차들이 멈춰 서 있다.
결국 에슬러 가족을 비롯해 앞뒤에 길게 늘어서 있던 차들은 911 신고를 받고 도착한 CHP 경관들의 도움을 받아 사막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소셜미디어 메타(구 페이스북) 등에 따르면 당시 사막에 들어섰던 차량 운전자들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영상이 퍼지자 구글 대변인은 “더는 해당 대체 경로를 보여주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제네비브 파크 구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지난 주말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 라스베이거스와 LA 사이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을 가주와 네바다 주 경계 근처의 15번 프리웨이의 좁은 뒷길로 더는 이동시키지 않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작년 9월에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남성이 구글지도 앱을 보고 운전하던 중 앱의 안내에 따라 무너진 다리를 지나가려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소송당한 상태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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