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판매 급증에 소셜미디어 큰 역할
처방 없이 구매하려 월 1000불씩 지출
과장 광고 범람에 부작용 인식 드물어
소셜미디어 유행…“책임감 없는 판매”
주사형 비만치료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들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약을 잘 처방해주는 의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가 하면, 처방 없이 웃돈을 주고 약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한인 유학생 강 모(30) 씨는 팬데믹 동안 늘어난 체중을 감량하고자 비만·당뇨치료제 오젬픽을 주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은 용량만 사용해도 돼 부담이 적었는데, 이제 투입량이 늘어 월 구매 비용이 1000달러에 달한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중년여성 A씨도 비만치료제를 수소문하고 있다. 당뇨가 없어 처방이 안 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살을 빼려면 이 방법이 최고라는 생각에서다.
좀 더 저렴한 치료제를 찾아 한국으로 눈을 돌린 한인들도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B(35)씨는 한국에 갈 때마다 삭센다를 사 온다. 어차피 보험이 안 된다면 한국에서 사는 편이 훨씬 저렴하다.
이같은 비만치료제 유행이 소셜미디어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오젬픽·위고비·마운자로 처방이 3배 증가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이들의 직접 TV 광고는 드물다. 원격의료업체와 의료스파 등 제3자가 광고를 대행하는 식이다. 제약사의 경우 부작용을 명시하고 승인된 용도로만 홍보해야 하는 등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지만, 비제약사에 대한 규제는 미미하다.
소셜미디어도 큰 역할을 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선 셀럽이나 일반인들이 체중 감량 성공기를 털어놓는 영상들이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
조엘 렉친 토론토대 교수는 “새로운 체중감량제 중 어느 것도 책임감 있게 판매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만치료제 유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젭바운드(마운자로)를 만드는 일라이 릴리는 “추수감사절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인 이 모(28) 씨는 “살 빼려고 주사까지 맞아야 하나 싶다가도 SNS에서 확 날씬해진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며 “연예인이 하면 광고 같은데, 일반인이 하면 진짜 후기 같아서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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