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소외시키는 K타운 한국 화장품
케이팝 연계 마케팅 주력…화장품 제품 부족
한인, 타민족 대상 마케팅에 밀려 발품 ‘허탕’
가격도 한국 대비 3배 이상으로 높게 형성
27일 케이뷰티(K-beauty)를 내건 한인 매장 대부분은 타겟층을 타민족에 특화한 케이팝 아이돌 굿즈 판매소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 시작됐지만 적절한 타겟층을 마련하지 못한 한국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비교적 한산했다.
L사의 T 브랜드를 간판에 내건 32스트리트 한인 가게는 30%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광고를 내걸고 있지만 가게를 오가는 한인은 없었다.
주력 상품은 케이팝 아이돌과 플랫폼기업 L·K사의 캐릭터 제품으로 타민족 소녀의 발길만 이어졌다.
이중 화장품을 사간 손님은 5달러짜리 핸드크림을 고른 타민족 소녀 한 명뿐이다. 선택지가 적어 구경도 어렵다. 벽을 가득 채운 수십 달러대 기초화장품에 눈길을 주는 이는 없다.
17달러 4구 섀도팔레트보다는 방탄소년단 인형에 눈을 돌리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매장에 하나뿐인 팔레트의 한국 가격은 6달러로 약 세 배가량 비싸다.
히잡을 쓴 소녀는 방탄소년단 인형을 한참 구경한 후 저렴한 제품만 만지작댔다. 그는 “정국과 제이홉의 인형이 뭐가 있는지 보러 브로드웨이 라인스토어에 가겠다”고 발길을 돌렸다.
32스트리트의 K 매장은 T사에 비해 화장품이 많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케이팝 아이돌 사진 건너편에 화장품을 배치했다. 가장 저렴한 7달러짜리 핸드크림이 중앙에 위치해 있는데,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2달러다.
브로드웨이 선상의 아시안 코스메틱 매장 U사에 들어가면 색조화장품이 준비돼 있다. 이들은 평균 20달러 이상을 더 줘야 한다. 중국계 등 타민족 손님이 여럿이지만 한인은 없었다.
최진성 LG생활건강 파트장은 “현지 법인이 전략을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이들이 어떤 형태로 물건을 관리하고 판매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모든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맡기고 있다”고 했다.
L사의 B 화장품 라인을 좋아한다는 20대 한인 김모씨는 “화장품을 사러 가도 물건이 없어 그쪽까지 가서 사는 한인은 없지 않느냐”며 “한인은 보통 세포라에 가서 구매한다”고 했다.
이창곤 아모레퍼시픽 리더는 “뉴욕에선 아직 이렇다 할 게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지 등은 우리가 파악하지 않아 데이터는 노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설명과 달리 A사는 세포라·포에버21 등에 물건을 적극 납품하고 있다. 북미 포트폴리오를 다량 가진 C사도 인수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잔금을 치른다.
브로드웨이 34스트리트 세포라 지점에는 ‘주목할 기초화장품’라는 이름으로 A사의 제품이 노출돼 있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 주력의 뉴욕 화장품 시장의 특성으로 기초화장품은 밀렸다.
최 파트장은 “뉴욕은 전통적으로 색조 강세 기업이 많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다양한 이들이 타겟층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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