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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대만해협 파고 잦아들까

“바이든 대통령을 신뢰하나?” “시진핑 주석을 믿는가?” 지난 15일 미·중 정상에 던져진 기습 질문이다. 시 주석이 미소로 응수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독재자”라 부르는 것으로 답했다. 둘 다 상대에 신뢰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만났다. 왜? 국익은 물론 각자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싫어도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氣) 싸움만 요란했을 뿐 별 성과는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발언 하나는 눈에 띈다. “앞으로 수년간 대만공격 계획은 없다”는 거다. 시 주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과거 시 주석이 미국에 한 약속을 뒤집고 남중국해 인공섬을 군사기지화 한 전례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이 당장 나온다. 하지만 시 주석이 세계가 지켜보는 회담에서 그저 빈말만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만이 분열의 길을 가지 않는 한 양안(兩岸) 사이에 ‘제3의 전장’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같은 날 대만에선 꽤 의미 있는 일이 벌어졌다.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자 둘이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제까지 판세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라이칭더(賴淸德) 민진당 후보가 단연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와 중도인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가 2, 3위를 다투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간다면 라이칭더가 승리하고 양안 간엔 화약 냄새가 진동할 게 뻔하다.
 
한데 국민당과 민중당이 이날 후보 단일화를 발표했다. 당초 18일엔 여론조사를 토대로 총통과 부총통 후보까지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다소 이견이 발생해 미뤄졌다. 그렇다고 단일화 자체가 물 건너간 건 아니다. 커원저가 “국민당도 밉지만, 민진당을 더욱 원망한다”고 말하고 있어 총통 후보 등록 마감일인 24일까지는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대선판이 크게 출렁이게 됐다.
 


앞선 조사에서 국민당과 민중당이 힘을 합칠 경우 어느 후보가 나서든 민진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야권이 승리할 경우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 집권 때와 같은 양안 밀월기가 오지 않겠냐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온다. 자연히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내내 바람 잘 날 없던 대만해협 파고가 과연 내년부터는 잦아들 수 있을까 비상한 관심을 끈다.
 
대만에 전쟁이 터지면 ‘제4의 전장’은 한반도가 될 것이란 일각의 예측이 결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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