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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의 연금상품] 어뉴이티 목적과 필요 따라 상품 취사선택 중요

리스크 관리와 능동적 자산운용 혜택 동시에
순수투자용은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어
지수형은 주가 하락 손실 위험 없는 게 장점
하이브리드 RILA는 원금보호·수익 포텐셜 커

은퇴설계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금융상품으로 연금(annuity)이 자주 소개된 바 있다. 종류가 다양하지만,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안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강조되면서 그 중 지수형 연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느는 추세라는 것도 이미 살펴본 바 있다. 연금은 일반적으로 은퇴설계를 위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 선택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과 필요에 따라 저마다 선택기준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고려할 선택기준이 있지만 이번엔 해당 금융상품의 유통채널에 따른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변동 또는 고정
 
연금의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는 변동형 상품인가, 고정형 상품인가일 것이다. 변동형 상품은 흔히들 투자성 연금이라고 부른다. 시장에 돈이 투자되는 것이고 시장의 등락에 따라 연금 내 자금도 등락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고정형 상품은 시장에 직접 투자되지 않고 보장이자나 시중이자 형태로 수익을 낸다. 당연히 시장의 등락을 경험하지 않고, 원금이 보호된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확정이자연금(MYGA)이나 지수형연금(FIA)은 고정형 상품에 해당된다. 이들은 대체로 보험사들이 제공하고, 보험사들의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변동성 상품은 법규상 ‘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증권사나 자문사를 통해 유통된다. 미국의 투자는 기본적으로 두 종류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브로커딜러(증권사)와 자문사다. 미국에서 브로커딜러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중개역할을 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고, 자문사는 투자자문과 자산운용을 하는 회사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한인사회는 브로커딜러 채널을 통한 투자가 더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주류사회는 자문사를 통한 투자가 훨씬 보편화돼 있다. 두 채널의 차이는 해당 기관·브로커·어드바이저들의 수입이 ‘거래’에 기반을 두는 것과 ‘자문’에 기반을 두는 것의 차이다. 결국 개별 브로커/어드바이저나 기관 수입의 형태도 ‘커미션’과 ‘수임료’로 다르다.
 
이런 차이는 일반적으로 상품의 내적 구조나 메커니즘을 다르게 하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브로커딜러를 통해 유통되는 투자성 연금은 ‘커미션’ 기반이고 투자자문사를 통해 유통되는 투자성 연금은 ‘수임료’ 기반이다.
 
▶자문사 연금상품
 
투자자문사는 고객에게 투자자문을 제공하고, 재량권을 갖고 자산을 운용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피듀셔리(fiduciary)’ 의무를 갖는다. ‘피듀셔리’는 보통 우리말로 수탁 의무로 번역하는 데 기본적으로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 투자 결정을 하고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의무를 의미한다. 수입구조가 커미션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조언할 때 상품들 사이 커미션 차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고객 이익 우선주의를 실천하도록 되어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문사를 통해 유통되는 연금은 크게 순수투자용(IOVA), 지수형(FIA), 그리고 이 양자의 하이브리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지수연계 투자성연금(RILA) 등이 있다.  
 
대체로 자산을 불리는 목적에 부합하는 상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금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는 소득용(distribution)이냐 저축용(accumulation)이냐를 생각할 수 있는 데 자문사들이 활용하는 연금은 대체로 자금을 불리는 목적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배타적인 용도는 아니다. 순수투자용 연금은 연금의 장점을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갈 수 있는 옵션이 있어 장기적인 저축과 인출플랜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도 있다.
 
▶자문사 순수투자용(IOVA) 연금
 
순수투자용 연금은 말 그대로 투자에 적합하게 고안된 투자성 연금이다. 보통 브로커딜러를 통해 시중에 판매되는 투자성 연금은 비용이 높은 편이다. 이런저런 관리비 명목의 수수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 효과를 생각하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한다. 이런 단점을 없앤 것이 자문사들이 사용하는 순수투자용 연금이다.  
 
자문사를 통해 순수투자용 연금을 활용하면 연금상품 자체의 비용은 적고 자문사의 투자자문, 자산운용에 대한 연간 1% 안팎의 수임료만 생각하면 된다. 일반 투자성 연금의 비용은 상품 자체에만 2~3%의 비용이 있다는 점에서 저축 효과 측면에서 순수투자용연금에 비해 불리한 편이다. 일반 브로커리지 계좌를 통해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서도 연금안에서의 투자는 투자소득 연기 혜택을 받아 추가적인 장점도 누리게 된다. 순수투자용 연금은 시장에 직접 투자, 운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의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동반한다.
 
▶자문사 지수형 연금(FIA)
 
일반적인 지수형 연금은 보험사들의 판매 채널을 통해 보험 에이전트가 취급한다. 지수형 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자문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지수형 연금도 나오고 있다. 지수형 연금의 수익 상한선(cap)은 회사에 따라 편차가 좀 있지만, 커미션 기반 상품과 자문사 상품 사이 큰 차이는 없다. 대신 자문사의 수임료는 투자성 연금과 마찬가지로 연 1%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의 커미션 기반 상품의 수익 상한선은 S&P500 지수 기준 9% 안팎이 일반적이다. 자문사용 지수형 연금의 수익 상한선도 8~ 9% 선이 많다.  
 
지수형 연금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저축수단이다. 시장이 내려가면 손실이 없지만, 시장이 좋은 시기에는 최고 9~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지수형 연금은 꼭 자문사 상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장기적인 저축수단이라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일반적인 커미션 기반 상품에 오히려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다. 자문사 상품과 커미션 기반 상품의 한 가지 중요한 차이는 해약 수수료 관련 부분이다. 자문사 상품이 해약 수수료나 기간이 상대적으로 낮고 짧은 편이다. 현금 유동성이 중요하다면 자문사용 지수형 연금이 더 적절할 수 있을 것이다.
 
▶자문사 하이브리드 RILA
 
따로 좀 더 깊이 다룰 필요가 있는 옵션이다. 지수형 연금이 전통적 투자성 연금과 전통적 고정형 연금의 하이브리드 형태라면 자문사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지수연계 투자성 연금(RILA)은 투자성 연금과 지수형 연금의 중간지대에 있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10~30% 하락까지는 원금을 보호해주는 옵션이 있고, 지수형연금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 포텐셜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니까 손실에 대한 원천봉쇄는 아니라는 점에서 지수형연금에 비해 리스크는 높다. 대신 수익 상한선이 원금 보호 정도에 따라 대체로 15~20% 사이 두 자릿수에서 제공된다. 연계하는 지수와 수익옵션도 상당히 다양해서 비교적 능동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데 보다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게 해주는 투자옵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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