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센터’ 만들겠다지만 예산안부터 ‘반대’
[기획] 인증 또 인증, 재외동포는 지친다(하)
한국 거주해도 ‘인증문제’ 여전
재외동포청 ‘인증센터’ 설립 추진
국민·국회 등 공감대 형성 필요
재외동포재단(현 재외동포청)이 조사한 ‘2022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70.6%가 재외동포에 대한 호감도가 보통이거나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29.4%에 불과했다.
재외동포가 불편함을 호소할 창구도 마땅치 않았다.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어느 서비스가 이용 가능한지, 어떻게 해야 이용할 수 있는지를 알음알음 공유하는 게 전부였다.
특히 인증 문제는 외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 사는 재외동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똑같은 불편을 겪는다.
그런데 한국 거주 동포에 대한 인식 또한 긍정적이지 않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작년 발간한 ‘국민의 외국국적동포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보고서를 보면 외국국적동포가 한민족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한국인의 답변이 전체 38.6%에 달했다. 특히 30대에선 이 비율이 59.9%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외동포청이 인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당장 예산 확보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재외동포청은 지난 2일(한국시간) 오는 2024년 재외동포인증센터를 도입하고, 전자여권·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신원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재외국민(1단계), 2025년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재외국민(2단계), 2026년 외국국적 재외동포(3단계)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정보통신망법’과 ‘전자서명법’ 영향 평가를 거쳐야 하고, ‘주민등록법’과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국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법·제도적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기술적으로도 보안상으로 검토할 사항이 다수라는 점에서 다각적으로 사업의 가능성 검토가 이뤄진 후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외국민은 재외공관에 방문하면 발급이 된다는 점, 2~3단계 실수요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신규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인증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국가적 공감대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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