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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테나] 정점에 도달한 미국 경제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으며,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무부는 지난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으로 불과 몇 개월 전 월가의 하반기 불경기 진입 전망과는 거리가 먼 결과다.  
 
미국 경제가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소비자 지출의 강세다.  그리고 이런 강력한 소비 지출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고용 시장의 호조다. 최근 고용 시장은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 마저 능가할 정도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에 전국적으로 월평균 26만6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이는 전 분기의 20만 개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숫자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약화 현상도 소비자 지출 증가에 한몫을 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재정적 부담감이 줄었고, 이는 구매력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소비자들의 재정적 여유는 코로나19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이는 그동안 자제했던 외식이나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  
 
경기 호조의 또 다른 요소는 연방정부를 비롯한 주 정부와 각급 지방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다. 바이든 정부의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강화 정책 시행에 따른 것이다. 이 덕에 지난 3분기에도 상업용 건축 업계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자연히 이 분야의 고용과 소득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경제 이면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한 중동지역의 불안이다. 만약 가자지구 전쟁이 주변 국가들로 확대될 경우 원유 가격 폭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현재 배럴당 80달러 수준인 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 급등 사태는 인플레를 재점화하고 경제를 압박할 것이다.      
 
또 하나는 장기 금리의 상승이다. 장기 금리가 오르면 주택부터 상업 융자까지 각종 대출 이자율도 동반 상승, 시장이 위축되게 된다. 이 밖에 아직 끝나지 않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가능성도 우려되는 요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준은 오늘(1일) 끝나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달에도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연말까지 인플레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단기 금리 인상은 경제에는 좋지 않은 일이다. 금리 상승은 금융기관들의 대출 기준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 금융 시장은 이전 금리 인상의 영향도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또 다시 금리 인상 조치가 있게 되면 경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호조를 보였던 소비 지출 감소도 우려된다. 팬데믹 기간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으로 증가했던 소비자들의 여유 자금이 거의 바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있는 소비 지출이 약화 된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 경제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견조한 성장세와 강한 소비 지출은 긍정적인 요소인 반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 인플레 압력,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은 부정적인 요소들이다.  
 
인플레의 재점화 없이 경기를 부양하려면 절묘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연준은 이를 위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신중하고 유연한 정책의 선택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손성원 /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SS이코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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