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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노조 지원단체 부당행위 적발 파문

겐와 등 결성 도운 CRRWU
정치인 지지 서한 위조 인정

연방노동관계위 "투표 무효"
"과연 신뢰할 단체인지 의문"

LA의 한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노동조합 설립 지원을 주도해온 단체가 노조 결성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 부당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부당 노동행위를 조사하고 관장하는 연방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전국노동관계위원회(이하 NLRB)는 지난 9월 코웨이USA 노조 설립과 관련, 재투표를 결정했다.  
 
코웨이USA노조준비위원회(가칭)측은 지난해 10월 노조 설립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우편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사측(코웨이USA)은 노조 설립을 지원한 가주소매&식당노동조합(이하 CRRWU)을 상대로 ▶문서 위조 ▶투표인단 협박 등의 혐의로 이의를 제기했었다.
 
본지는 NLRB가 재투표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알아봤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CRRWU 호세 허난데스 대표는 투표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해 9월 투표인단에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가주 상원의원(24지구) 명의로 노조 결성 지지 서한(영문 및 한국어 버전)을 발송했다. 
 
지지 서한의 수취인은 ‘코웨이USA 근로자’, 발신인은 두라조 상원의원으로 서명까지 찍혔다.
 
이 서한에는 “당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한국 정수기 및 공기 청정기 브랜드 중 하나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제 노동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정의를 요구할 때이다. 여러분에게 저의 약속과 연대를 거듭 강조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문제는 이 서한이 위조문서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투표인단 중 한 유권자가 상원의원 사무실 측에 서한 발송의 진위를 물은 것이 전말이 드러나게 된 계기가 됐다.
 
두라조 의원 사무실의 윌리엄 로페스 보좌관은 “그 편지는 원래 한인 마켓 노조 설립에 쓰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것”이라며 “이 편지는 우리의 동의 없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변경됐다”고 전했다.
 
NLRB측은 사측이 제기한 문서 위조 주장을 받아들여 결국 지난 7월 심리를 진행했다.  
 
심리 과정에서는 ▶한인타운노동연대(이하 KIWA) 소속 직원(데이비드 아부드)이 두라조 의원이 한남체인에 보냈던 편지를 변경한 뒤 ▶KIWA 소속 직원이 CRRWU 허난데스 대표의 이메일 주소로 로그인해서 지지 서한을 발송하고 ▶논란이 되자 CRRWU가 두라조 의원 사무실 측에 문서 위조와 관련해 사과 서한까지 보냈다는 점이 드러났다.
 
NLRB는 결국 CRRWU의 문서 위조 사실을 인정, 해당 편지가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지난달 1일 투표 무효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CRRWU 알렉산드라 서 재무 담당은 본지에 “잘못된 의사소통이었다. NLRB는 코웨이 직원들에게 발송된 해당 서신에 부정한 의도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의도적이진 않았지만, NLRB는 선거를 무효로 하기로 했다. 이른 시일 내에 재선거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심리 과정에서는 또 다른 사실도 확인됐다. CRRWU가 노조 설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KIWA와 사실상 같은 기관이라는 점이다.
 
본지 확인 결과 CRRWU는 사무실이 없다. 웹사이트에 명시된 LA지역 위치(941 S. Vermont Ave, Ste 101 #727)는 우편 사서함 주소로 확인됐다.
 
CRRWU에 현재 등록된 직원은 두 명 뿐이다. 허난데스가 대표를 맡고 있고, 알렉산드라 서씨가 재무 담당이다. 반면, 서씨는 KIWA에서 대표, 허난데스는 조직 담당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서 재무 담당은 “KIWA와 CRRWU는 별개 단체이지만, 일부 개인은 두 기관에서 모두 일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코웨이USA 김민규 본부장은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더라도 좋은 파트너와 함께 근로자의 권리를 진정으로 대변해주는 곳과 일했으면 한다”며 “노조가 설립되면 우리(사측)도 앞으로 교섭 활동을 해야 하는데 CRRWU는 부당행위들이 드러났기 때문에 과연 신뢰할만한 단체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NLRB가 노조 결성을 승인하면 노조원들은 CRRWU와 같은 노조 가입 단체에 월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노동 업계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노조 가입 단체에 대개 월 50~150달러의 회비를 낸다. 월 50달러로 가정하면 노조원이 1000명일 경우 월 5만 달러가 회비로 걷히는 셈이다.
 
현재 CRRWU의 경우는 한식당인 ’겐와‘와 ’보바가이스‘ 근로자들이 가입돼있다. 이 밖에도 코웨이USA를 비롯한 LA한남체인 직원들의 노조 결성도 주도하고 있다. LA한남체인은 오는 13일 노조 설립을 위한 개표를 앞두고 있는데, 가입 노조원이 늘어날수록 몸집이 커지는 셈이다.
 
노조 회비와 관련해서 서 재무 담당은 “코웨이의 경우는 사측이 협상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회비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웨이USA측 박수영 변호사는 “노조 회비는 회사가 협상하는 게 아니라 노조 자체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한인 업체를 타깃으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노조를 만들어 직원과 고용주를 갈라놓아 이득을 챙기려는 것은 아닌지 한인 사회 차원에서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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