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성관계 등 개방적 인식, 개신교도 예외 아냐
[목회데이터연구소 종교 의식 조사]
개신교내 종교 다원론 인식 늘어
신앙 생활 이유 '마음 평안 위해'
10년 후 개신교인 전체 10% 불과
무종교인 "종교 필요한 시대 아냐"
MZ세대 종교인 중 60% 개신교
주일학교, 청년 사역 중점 둬야
한국은 더 이상 종교 중심의 사회가 아니다.
먼저 한국 사회내 무종교인은 63%다. 5명 중 3명이 종교가 없는 셈이다.
반면, 종교를 소유한 이들은 37%에 그쳤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17년 부터 무종교인 비율이 종교인을 앞질렀고 그 이후 격차과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2012년 이후 탈종교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종교인만 따로 떼서 살펴봤다.
남성(27%)보다 여성(47%)의 비율이 더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50%)이 가장 많다. 29세 이하는 19%에 불과했다. 전체 종교인 5명 중 1명만이 20대인 셈이다. 이는 종교 인구의 고령화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대목이다.
탈종교는 개신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2년 부터 개신교를 비롯한 불교, 가톨릭 등 종교 전반에 걸쳐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한국내 종교인 분포는 불교(16.3%), 개신교(15%), 가톨릭(5.1%) 순이다.
그나마 개신교 입장에서는 다행인 부분이 있다.
MZ세대(2030 세대) 종교인 중 무려 60%가 개신교인이었다.
보고서에는 "다음 세대로 가게 될 경우 한국 종교 중 개신교가 지배적인 종교가 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종교 인구는 줄고 있지만 교회들이 이럴때일수록 교회학교 학생 한 사람, 청년 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단, 전반적으로 보면 최악의 경우 10년 뒤 개신교인은 10% 초반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측은 2012년(1146만 명.전체 인구 중 22.5%)과 2022년(774만 명.전체 인구 중 15%)의 개신교 인구 하락률을 적용해 추정치를 산출했다.
그 결과, 2032년에는 개신교 인구가 521만 명까지 감소하면서 전체 인구 중 개신교인은 10.2%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신교인이 종교를 버린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우선 종교를 가졌다가 무종교인이 된 이들에게 '과거의 종교'를 물었더니 개신교(66%)가 가장 많았다.
그들에게 무종교인이 된 이유를 물었더니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35%)', '기독교에 대한 불신, 실망(29%)'이라고 답한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개신교인들은 무엇을 위해 신앙 생활을 할까.
개신교인들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42%)'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조사(37%)때 보다 오히려 5% 포인트 증가했다.
두번째로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36%)'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 답변은 2017년 조사(43%)때 보다 되레 7% 포인트 줄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측은 "1998년 조사 이래로 매번 신앙생활의 이유 1순위였던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처음으로 2순위로 내려간 부분이 주목된다"며 "즉, 개신교, 불교, 가톨릭 등 3대 종교 모두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사회는 무종교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그들에게 종교 생활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무종교인들은 우선 '종교에 관심이 없다(40%)'고 답했다. 이어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28%)' '신앙심이 생기지 않아서(18%)' '얽매이기 싫어서(1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2017년 조사 대비 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7% 포인트 상승했고 2위로 응답한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역시 6% 포인트 증가했다"며 "무종교인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 증가와 더불어 종교에 대한 실망이 무종교인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종교인(중복 응답 가능)들은 무엇을 주로 믿을까.
우선 개신교인은 유일 신앙(63%), 생명 복제 반대(52%), 종말론(50%), 종교 다원론(32%) 등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불교인의 경우는 제사 허용.종교 다원론(각각 53%), 궁합(41%) 등을 동의했다.
반면, 가톨릭 교인들은 종교 다원론(58%), 생명복제 반대(49%), 궁합(40%) 등을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유일신을 믿는 개신교 내부에서도 하나의 종교가 아닌 여러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보는 '종교 다원론'을 믿는 개신교인이 3명 중 1명꼴(32%)이라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개신교 내부에서도 종교적 인식의 다원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개신교인의 윤리 문제 인식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개신교인은 음주(81%), 이혼(78%), 혼전 성관계(71%), 낙태(61%), 흡연(51%) 등이 전반에 걸쳐 상황에 따라 가능 또는 무방하다고 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측은 "이혼, 인공유산, 음주, 흡연 등 모든 항목에서 2017년 조사 대비 개신교인의 수용도가 증가했다"며 "혼전 성관계의 경우도 이전 조사보다 모두 11% 포인트 상승하여 개방적 변화 추이가 개신교인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종교의 필요성과 관련해 무종교인들은 '종교가 별로 또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69%)'고 답했다. 이는 2017년(60%) 조사때와 비교했을때 9% 포인트 늘었다.
5년 사이 종교 자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무종교인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와 함께 진행했다. 19세 이상 개신교인(2000명), 비개신교인(1000명) 등을 대상으로 지난 1월9~16일까지 조사를 실시했다. 무작위 추출 과정을 거쳤으며 조사의 신뢰도는 95%(표본오차 ±2.2%)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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