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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름으로 식당은 맛집이 된다

[오늘 제 577돌 한글날]
쌀·양반·토끼·쭈꾸쭈꾸 등
독특하고 발음하기 쉬워
한류 깃든 차별 메뉴 인기

1. 샌프란시스코의 쌀. 2. LA한인타운내 토끼 식당 내부벽에 걸린 네온사인. 3. LA다운타운에 있는 양반 소사이어티 간판. [각 업체 웹사이트 캡처]

1. 샌프란시스코의 쌀. 2. LA한인타운내 토끼 식당 내부벽에 걸린 네온사인. 3. LA다운타운에 있는 양반 소사이어티 간판. [각 업체 웹사이트 캡처]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우리말 상호의 식당들이 늘고 있다.
 
특별한 음식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식당들은 점점 더 창의적이고 독특한 방법으로 눈에 띄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특히, 점점 늘어나는 한식당들 사이에서 살아남겠다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미셸린 가이드 1스타를 받은 ‘쌀(Ssal)’은 재미있는 이름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쌀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이다. 메뉴는 매일 달라지며 주로 해산물, 소고기 갈비, 계절 식재료가 포함돼 있다. 또한, ‘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계절 식재료를 곁들인 갓 지은 가마솥 쌀밥이 메인요리다.
 
배준수 셰프는 한식을 프랑스 테이스팅 코스요리 형태인 ‘드거스테이션(degustation)’과 결합하여 그리운 밥 한상차림의 추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식당 상호인 ‘쌀’에는 세 가지 흥미로운 철학이 담겨있다. 첫 번째로, 가족의 역사다. 경상북도 포항 시장에서 쌀을 판매하는 ‘쌀집 손자’로 자란 그는 ‘맛있는 쌀밥’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로, 미국 한복판에서 ‘쌀’이라는 한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는 반가운 이름과 숨겨진 코드로 기억되며,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음식의 정확한 발음과 명칭을 한 번 더 알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듯 ‘쌀’이 한식을 대표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그는 “상호 뜻을 물어보거나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결국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호를 더 오래 기억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LA 채프먼 플라자에 위치한 ‘토끼(Tokki)’에서는 미셸린 3스타 식당에서 경력을 쌓은 서니 장 셰프가 모던한 스타일의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따서 지은 ‘토끼’라는 귀여운 이름과 독특한 메뉴들이 젊은 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트러플 김치볶음밥, 우니 토스트 등 독특하고 이색적인 조합이 인기다. 또한, 직접 개발한 칵테일 메뉴도 제주선셋, 부산비치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어 한국의 특별한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토끼의 박요한 파트너는 “한국 민화에서 토끼는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준다”며 “고객들이 레스토랑에서 따뜻함, 행복, 긍정적인 힘을 느끼길 원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토끼의 파트너들이 태어난 평균 년도가 1987년 토끼해 이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토끼는 소주를 직접 숙성시켜 개발하거나 독특한 퓨전 한식을 개발하는 등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A 아트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양반 소사이어티(Yangban Society)’ 역시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사회 계급 중 하나인 양반과 사회라는 의미의 소사이어티를 결합하여 한국의 문화를 미국사회에 음식으로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CIA 요리 학교를 졸업한 카티아나 홍과 존 홍 부부 셰프가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은 도토리 국수, LA갈비 등과 같은 전통요리와 더불어 김치 포카치아빵, 김치 포졸, 초콜릿 인절미 등 퓨전 한식도 판매한다. 또한, 식당 한쪽에는 셰프가 직접 엄선한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도 준비돼 있다.
 
이 외에도 한국식 비비큐 식당이지만 주꾸미 철판 볶음을 판매해 지어진 이름 쭈꾸쭈꾸, 소의 향기가 나는 집이라는 뜻의 우향우, 분식을 판매하는 지글지글 분식 등 독특하고 발음하기 쉬운 상호의 식당들이 한인타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한글 이름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이름의 기원이 숨어 있는 한인타운에 위치한 ‘킨(Kinn)’이라는 한정식 맡김 차림(오마카세) 식당도 있다. 식당의 메인 셰프인 기 김(Ki Kim) 셰프의 아이디어로 한국식 성인 김(Kim)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른 식당에서는 보지 못한 이름으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 식당은 계절마다 다양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며 한국 음식을 새롭게 해석한 것으로 젊은 층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식당 업계 관계자는 “재미있으면서 부르기 쉬운 상호를 사용함으로써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억에 남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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