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안믿는 가짜 퇴마사, 호러 코미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Dr. Cheon and Lost Talisman)
천박사(강동원)는 악령을 무르게 하는 일을 퇴마사가 직업이다.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자신은 귀신을 믿지 않으니 그는 가짜 퇴마사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퇴마를 한다고 믿으며 그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천박사는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유튜브 퇴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다루고 있다고 믿고 사람을 대상으로 가짜 굿을 행한다. 어느 날 유경(이솜)이 찾아와 그들이 업로드한 유투브 영상을 꾸준히 봐왔다며 거절하기 힘든 일을 의뢰한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발을 빼려던 천박사는 먼저 오천을 주고, 퇴마 성공시 오천을 더 주겠다는 유경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인배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천박사는 귀신을 보는 유경과 함께 하는 여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얽혀 있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된다. 뜻하지 않은 ‘진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천박사의 내면의 아픔이 조금씩 드러난다. 그는 결국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당의 영력을 발휘하는 악귀 범천(허준호)과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천박사’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주연과 조연들의 앙상블 연기, 참신한 소재,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를 높인다. 판타지에 액션과 코미디가 가미되어 여러 장르가 혼합을 이룬 엉뚱하고 재미있는 호러 코미디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강동원의 영화이다. 여전한 미소년의 느낌과 유머가 살아 있는 연기, 그러나 허준호와의 대결 장면에 이르러서는 그가 끌어내는 액션의 박진감이 절정에 달한다. 최근 흥행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종수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늘 새로운 가면을 쓰고 관객 앞에 나서는 그는 천박사와 어릴 적부터 오랜 인연을 이어온 든든한 지원군 황사장(골동품점)으로 출연한다.
현재 한국의 추석 극장가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라 있다.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콘스탄틴’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어 줄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본다.
김 정 영화 평론가 ckkim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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