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무당거미
어둠이 열리는 늦새벽 거미줄 늘어진 나무 아래안개빛 윤슬 한 폭
무얼까 눈 돌려 따라가니
빨간 엉덩이 내놓고 먹이를 부르는
애교쟁이, 그네를 타고 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배를 채울 수 없는 고독한 시간만
흐르는데
시야 밖 나비 한 마리 햇살 따라가는 걸 본다
역세권 밖이다
마른 입술로 사슬을 접는다
점점 짧아지는 낮 시간
나무껍질 속, 엄마의 젖내 가득 풍겨오는 잠자리 속에서
몇 번의 꿈을 청하려는가
무당거미
엄경춘 / 시인
">
많이 본 뉴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