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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없이 석방 내달 확대…인신매매범도 풀려날 듯

제도 남용·치안 약화 우려

다음달부터 LA카운티에서 시행될 무보석(zero-bail) 석방 대상 확대〈본지 7월 20일자 A-4면〉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떼강도 등 각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금 보석 없이 더 많은 석방이 허용될 경우 치안 약화, 법집행 기관의 역할 위축, 무보석 제도 남용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A카운티법원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체포 후 24시간 내 사법 심사를 거친 뒤 판사 재량에 따라 현금 보석 없이 석방을 허용하는 ‘기소 전 석방 프로토콜(Pre Arraignment Release Protocols·이하 PARP)’이 시행된다.
 
물론 살인, 과실치사, 강간 혐의 등 강력 범죄로 인한 체포자에게는 기존 정책과 마찬가지로 보석금이 책정된다. 단, 그 외 범죄 유형의 경우 사법 심사 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문제다. 법원이 사법 심사 대상에 비폭력, 경범죄, 심각하지 않은 중범죄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신매매,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공무 방해 등 단시간 내 혐의 입증이 복잡한 사례는 일단 PARP를 통해 석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LA카운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범준(56·가디나)씨는 “요즘 강절도 사건이 워낙 많기 때문에 우리도 가능하면 고객에게 현금이 아닌 카드 결제를 요청할 정도”라며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법을 강화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범죄자를 쉽게 풀어주려고 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법 집행기관 관계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A경찰국(LAPD) 마이클 무어 국장은 “이런 식으로는 범죄자들을 절대 억제할 수 없다”며 “무보석 대상 확대는 대중을 위험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카운티셰리프국도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하락 등에 우려를 표했다.
 
로버트 루나 LA카운티셰리프 국장은 “범죄자가 즉시 석방되는 것을 본다면 피해자들은 형사 사법 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될 것”이라며 “게다가 범죄자가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셰리프 경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도 PARP 시행을 앞두고 LA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 사무실 등에 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캐서린 바거 수퍼바이저는 “각종 범죄로 인해 주민들은 지역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시행되는 목적과 미칠 영향 등을 대중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법원 측은 PARP가 범죄자에 대한 처벌 완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A카운티수피리어법원 데이비드 슬레이튼 판사는 “보석금 제도 자체가 본래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닌, 범죄자를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시행된 제도인데 맹점이 많았다”며 “PARP는 범죄 처벌 완화가 아니라 기존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범죄자를 법정에 출두시키기 위한 목적은 같다”고 전했다.
 
형사법 전문 김기준 변호사는 “기존 제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보석금을 낼 수 없어 석방되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며 “이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돈을 가진 여부에 따라 석방이 결정되는 불공평한 상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고무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PARP가 시행되면 내달부터는 체포될 경우 24시간 내로 치안 판사에게 회부된다. 이때 사법 심사를 거쳐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판사는 보석금 없이 석방을 허용한다. 사법 심사는 주7일, 24시간 내내 운영된다.
 
한편, 현재 LA카운티는 이미 경범죄 위반자를 대상으로 무보석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번에 LA카운티가 시행하게 될 PARP는 석방 대상을 보다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뉴저지, 워싱턴 DC 등에서도 시행 중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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