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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파이브 0' 그레이스 박, 할리우드 고질적인 '병폐' 임금·성차별에 맞서

백인 배우보다 낮은 임금에 하차
인종 스테레오타입도 타파 노력

'밀리언 리틀 싱스'에 출연한 그레이스 박. [밀리언 리틀 띵스 제공]

'밀리언 리틀 싱스'에 출연한 그레이스 박. [밀리언 리틀 띵스 제공]

LA에서 태어난 한국계 배우 그레이스 박(49·박민경)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할리우드 배우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이끄는 여성 리더로 평가된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연기의 꿈을 갖게 된 그는 졸업 후 ‘로미오는 죽어야 한다’, ‘제3의 눈’ 등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배우의 길을 시작했다. 그러다 그는 캐나다의 하이틴 시트콤 ‘에지몬트’에서 섀넌 엔지 역, 2003년 방영된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샤론 발레리 역을 맡아 인지도를 올렸다. 이후 드라마 ‘더 클리너’와 ‘더 보더’ 등에선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배우로서의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특히 2010년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인기 범죄수사극 ‘하와이 파이브 0’에서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높였다. 2018년에는 SF 스릴러 영화 ‘프릭’에 출연했으며  그리고 2023년 5월까지 방영한 ABC 시리즈 ‘밀리언 리틀 싱스’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연기를 펼쳤다.
 
그의 경력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단순 연기자로서의 실력뿐만 아닌 다양성과 인종 차별에 대한 영향력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역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2007년 미국의 한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한미 합작 영화 ‘웨스트 32번가’에서 장편 영화의 주연으로 연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레이스 박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는 역할에서 미디어에서 비치는 전형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샤론, 하와이 파이브 0의 코노 등 범죄, 액션, 수사와 관련된 역할을 주로 맡았다. 이들은 대부분 능동적인 성향을 가진 캐릭터로 진취적이며 야망 있는 여성들이다. 특히 하와이 파이브0에서는 3명의 남성 주연들 속에서 홀로 당당한 여성 주연의 모습을 선보였다.
 
할리우드에서 인종에 따른 임금 차별에도 맞섰다. CBS가 하와이 파이브 0 재계약을 앞두고 그에게 백인 주연 배우인 알렉스 올로플린과 스콧 칸보다 10~15% 낮은 계약금을 제시하자 그는 동등한 임금을 요구했다. 그는 광고에 많이 나오고 공동 주연으로 쇼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CBS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레이스 박은 이에 맞서기 위해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과 함께 하차를 선택했다. 이들의 하차로 인해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하와이는 백인이 전체 인구의 22.1%밖에 되지 않는데,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 두 명의 백인 남성을 캐스팅한 것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레이스 박은 “경험으로 얻은 교훈에 감사한다”며 “도덕성에 맞는 적합한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의 고착된 문제인 임금 성차별 문제가 이를 통해 더 크게 논의되는 계기가 됐다.  
 
그레이스 박의 결단은 아시아계 배우가 지녀야 할 자부심을 높였으며,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인종·성별 불평등에 대한 의식을 다시 한번 곱씹게 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정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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