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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떠나길 거부한 남자와 어떤 존재

마운틴(The Mountain)

‘마운틴’은 사람은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는 진리와 함께, 알프스의 위엄과 웅장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용하고 시적인 드라마. 2022년 칸영화제에서 초연. [Strand Releasing]

‘마운틴’은 사람은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는 진리와 함께, 알프스의 위엄과 웅장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용하고 시적인 드라마. 2022년 칸영화제에서 초연. [Strand Releasing]

프랑스의 배우 겸 감독 토마스 살바도르가 그의 2014년 데뷔작  ‘빈센트’처럼 각본을 쓰고 연출, 주연을 맡았다. 알프스의 위엄과 웅장함을 배경으로 한 조용하고 시적인 드라마. 2022년 칸영화제에서 초연됐다.
 
물의 기운으로 수퍼맨이 되는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였던 전작 ‘빈센트’의 설정을, 살바도르 감독은 두 번째 작품에서 산으로 옮겨간다. 신선했지만 다소 엉성했던 데뷔작의 연출 스타일에서 벗어나 스토리에 미스터리를 가미했고 훨씬 세련된 영화의 모습을 갖췄다.  
 
로봇 엔지니어 피에르는 출장지 알프스의 샤모니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중, 창밖 너머 저 멀리 보이는 산에 강렬하게 이끌린다. 그는 출장 일정이 끝나고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산에 머무른다. 등산 장비를 모두 구입하고 책을 읽으며 산행을 연습한다. 곤돌라를 타고 몽블랑의 정상까지 올라가 텐트를 치고 눈 덮인 산을 이곳저곳 탐방하며 혼자 시간을 보낸다.  
 
피에르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걱정스러운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를 데리러 오지만 피에르는 하산을 거부한다. 인생의 위기를 맞고 있는 듯 보이는 피에르,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기로 한 그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얼까. 그의 삶은 알프스의 위엄과 웅장함에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가 유일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산 정상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레아(루이스 부르고앙) 뿐이다. 피에르는 레아에게 간혹 말을 건네고 그녀와 자주 눈길을 주고받는다.  
 


주변을 하이킹하던 중 그는 바위 사이에서 빛이 튀는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상상하지 못한 존재와 조우한다. 피에르와 레아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등반영화는 ‘관계’의 영화로 잠시 이동하고, 레아가 실종된 피에르를 찾아 산에 오르면서 영화는 다시 산과 인간의 관계로 되돌아간다.
 
영화 ‘마운틴’은 산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는 영화다. 산과 인간, 그리고 산에서 만난 연인과의 운명과도 같은 관계를 알프스의 아름다운 산지를 배경으로 그려낸다. 고요한 세계를 동경하던 한 중년 남자가 미지의 세계와 대면하며 설산의 얼음처럼 맑고 투명한 산의 심성을 찾아가는 영화, 그 과정에 미스터리가 있다.
 
산은 늘 우리를 부른다. 산은 우리의 인생을 도약하게 한다. 산의 위력은 우리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산은 스릴 넘치고 매혹적이며 마술적이기까지 하다. 사람은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는 간단한 진리와 함께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만한 값진 의미들이 숨어 있는 영화, 그 감동이 알프스의 계곡처럼 골이 깊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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