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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사례금

거의 2년 전 일이다. 응급 상황이 생겨 911 전화로 앰뷸런스를 부르고 입원치료까지 받았다. 병원에 3박 4일간 있었는데 참으로 친절한 간호사를 만났다. 캐시라는 이름의  히스패닉계 간호사였는데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퇴원하는 날, 막상 헤어지려니 그녀의 고마움에 콧등이 찡해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했다. 그녀의 친절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그냥 돌아설 수 없어 지갑을 뒤졌더니 가진 돈이 60달러밖에 없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손에 꼭 쥐여 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거절했다. 자신은 응당히 할 일을 했을 뿐이며, 규정상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사코 거절하기에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100달러짜리 선물 카드와 감사의 글을 쓴 카드를 들고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그 날은 그녀가 쉬는 날이라 다음날 병원에 다시 갔다. 그녀는 내 이름을 부르며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신세를 갚고 싶다며 선물을 꼭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퇴원한 환자가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것은 처음이라며 기쁘게 받아 주었다.
 
몇 년 전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한인이 감독관에게 감사 표시를 했다 낭패를 본 사연을 들은 적이 있다.  60대의 이 여성은 도로 주행 시험에서 2번 낙방하고 3번째 도전 만에 합격했다.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동승했던 감독관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20달러 지폐를 건넸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감독관은 곧바로 자신의 수퍼바이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한인 여성의 합격은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한 지인은 식당에서 팁을 주지 않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일식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은 그는 음식값을 계산하며 팁을 깜빡했다고 한다. 잠시 후 식당 문을 나서는데 웨이트리스가 뛰어나오며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팁을 안 주고 가느냐?”고 따지듯 묻더라는 것.  그는 무안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 얼떨결에 100달러짜리 지폐 한장을 주었다고 한다.
 
사례금(Tip)은 음식점, 호텔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주는 일종의 봉사료이다. 식당의 경우 음식 가격의 15%~20% 정도를 팁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금 부과 전 가격 기준)
 
 나도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팁을 계산할 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팁의 기본 관념은 ‘감사’다.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에게 팁은 주요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가능하면 팁 문제로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팁은 뇌물로 간주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그 어떤 경우에도 사례금을 주어서는 안 된다. 또 버스 운전기사, 마켓의 점원, 패스트푸드 업소 직원, 사무실 청소부, 세탁소 주인에게는 사례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진용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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