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천상의 맛 찾아 미각 여행 떠나볼까
튀르키예·그리스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힐 만큼 미식으로 유명한 곳이 튀르키예다. 북으로는 흑해, 서로는 지중해와 그리스를 접하고 풍요로운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풍부한 재료와 향신료가 자라 음식이 맛깔나기로 소문이 났다. 이 나라 요리를 케밥으로만 알고 있다면 올가을 튀르키예로 미각 여행을 떠나보자.
튀르키예 요리의 핵심은 다문화다. 요리의 근간이 유럽과 아시아, 대제국을 건설했던 오스만튀르크에 걸쳐 있다. 이스탄불 상인들이 즐겨 먹는 도넛 모양 깨빵인 시미트부터 쌀을 볶은 뒤 각종 고기와 채소를 가미한 필라프, 한국의 깻잎쌈과 비슷한 돌마, 고기를 직화로 구워내는 퀴슬레메, 만두와 어원이 같은 만티 등이 대표적인 메뉴이며 디저트 강국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고 우리에게는 '형제의 나라'인 이 땅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채롭다. 나라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자 세계 문명의 용광로라 할 수 있다. 로마 유적은 로마보다도 튀르키예에 더 많이 남아있고 그리스 문명이 발생하고 꽃피운 지역도 대부분 이 땅에 속해 있다. 일찍부터 '유럽 여행은 튀르키예부터'라는 지론을 가지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튀르키예는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안탈야, 파묵칼레를 둘러본 뒤 그리스로 이동해 메테오라, 아테네, 고린도, 산토리니 등을 즐기면 황금 코스다. 튀르키예 여행길은 카파도키아에 이르러 감동하는 이들이 많다. 육중한 바위와 까마득한 협곡 아래로 형형색색의 수없이 많은 열기구가 두둥실 떠오르는 곳! 발아래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끝도 없는 황야 속에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대표적인 곳은 파샤바. '요정의 굴뚝'이라 부르는 거대한 버섯 모양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초기 정착민들은 로마제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응회암 바위를 동굴처럼 파고들어가 자신들만의 은신처를 만들어냈다. 유네스코는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어우러진 이곳에 주목해 1985년 카파도키아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튀르키예의 상징인 이스탄불은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톱카프 궁전, 세계 최고.최대 규모이자 비잔틴 양식을 대표하는 아야소피아 박물관, 오스만튀르크 고전기 건축의 진수라고 평가받는 블루 모스크, 로마시대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됐던 히포드롬 광장, 4500개 상점이 자리한 실크로드의 종착지 그랜드 바자르, 336개 기둥이 받치고 있는 지하 저수지 등을 통해 터키의 옛 영화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허니문 여행지로 유명한 산토리니는 그리스 2000여 개 섬의 여왕 격이다. 우리가 일찍이 포카리스웨트 CF에서 본 것과 같이 하얗고, 파랗다. 1200피트 해안절벽 위에 자리한 피라 마을도, 파란 돔 지붕을 머리에 얹은 건축물들이 이어지는 섬 북쪽 끝자락의 이아 마을도 그림처럼 예쁘다. 산토리니의 드라마틱한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 호화로운 요트를 타고 깎아지른 절벽 위 하얗고 파란 로맨틱 아일랜드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선셋, 수준급의 요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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