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불법촬영 유포…한인, 한국서 20년형
'괌에선 처벌 안 한다' 주장
한국 재판부 “중형 불가피”
한국 언론들은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괌 출신인 한인 A씨(43)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또,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취업도 제한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n번방’ 사건에 비유했다. n번방 사건은 지난 2019년 2월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거래했던 한국 최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그만큼 A씨의 행위를 중대하고도 심각한 범죄로 여긴 셈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괌에 거주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아 피해 여성들의 실명, 직업, 가족 등 신상 정보를 PDF 파일 또는 그림책 형태로 편집해 음란 사이트에 유포했다. 또, 아동 및 청소년 성착취물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행위를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A씨는 해당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 등을 획득했다.
피해 여성들은 현재 100여명에 이른다.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 여성 중 일부는 영상 유포 사실을 인지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가 하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 피해를 겪고 있다.
당초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A씨 역시 반성문을 20차례 이상 쓰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A씨의 태도였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던 괌에서는 불법 촬영물 배포 행위가 처벌받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서 A씨가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다고 판단,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외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 국내 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 연방 형법과 괌 법에 음란물 고의 공개 행위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고 지금 이 순간도 피고인이 편집해 유포한 불법 영상물이 재유포되고 있다”며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가 별다른 죄책감 없이 무차별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이뤄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재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상태다.
한편, 한국서 세계 최대 아동 디지털 성범죄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에 가담했던 미주 지역 공범인 빈센트 갈라르자(32)는 지난 7월 연방 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본지 7월11일자 A-1면〉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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