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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Z세대가 대학을 포기하는 이유

이은영 경제부 부장

이은영 경제부 부장

크레딧카드 부채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분기 크레딧카드 잔액은 2003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확히는 1조300억 달러다.
 
오는 10월 1일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 카드 사용자들에게 더 큰 폭풍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갑자기 매달 400~500달러 학자금 대출을 다시 갚기 시작하면 직간접적으로 더 많은 카드빚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자금 대출자의 70%가 주택 주 바이어층인 25~49세여서 주택시장이 더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부모가 예산을 줄이지 않는 한 가지는 자녀들의 과외활동이다. 대학입시에서 학업 성적 외 과외활동 같은 비학문적 성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외활동은 스포츠, 악기부터 과학 올림피아드 대회, 코딩 수업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악기, 유니폼, 대회 참가비, 팀 간식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대학을 포기하는 Z세대는 느는 추세다. 지난해 대학 신입생 등록 수는 10년 전보다 400만 명이나 줄었다.  
 
2010년부터 10년 사이 대학등록금은 연평균 12% 인상됐다. 전체 인플레이션이 연평균 2.6% 증가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현재 공립대학교 4년 학비는 평균 최소 10만 달러, 사립대학교는 2배가 넘는 22만 달러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예상되는 급여는 대학 등록금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근로자의 소득은 지난 50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다. 고등교육청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졸업 후 4년 동안 학생 중 3분의 1이 4만 달러 미만을 벌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평균 급여인 4만4356달러보다 낮다.  
 
대학 졸업생의 평균 학생 부채인 3만3500달러를 고려하면 많은 대학 졸업생은 대학 학위가 없는 졸업생을 따라잡는 데 수년이 필요하다.  
 
대학의 가치와 비용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서 고등 교육에 대한 Z세대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 미국 대학을 신뢰하는 Z세대는 41%뿐이다.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은 비율이다.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Z세대도 대학생활에 대한 생각이 이전 세대와 다르다. 전형적인 대학 경험에 관심이 없다. 비판적 사고와 정보에 입각한 담론을 육성하는 인문학 교육에도 더는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경제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들의 초점은 대학을 활용해 좋은 직업을 얻는 것이다. 이런 Z세대의 변화는 대학이 가르치는 과목을 바꾸고 있다.  
 
컴퓨터 과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보건 과학 등 더 나은 급여를 받는 직업으로 이어지는 학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례로 UC버클리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는 가장 인기 있는 전공으로 급상승했다. 최근 UC버클리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컴퓨팅, 데이터 사이언스 및 사회 대학(CDSS)을 개설했다. 데이터 사이언스 학부 연구 프로그램, 통계학과, 컴퓨터 생물학 센터 등이 포함된다. 불과 5년 전 개설한 데이터 사이언스는 이제 이 대학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전공이다. 오하이오주 마이애미 대학교와 애리조나 주립대 같은 학교에서는 자신이 설계한 전공을 통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일부 숙련 기술 프로그램은 팬데믹 이후 등록률이 40%나 급증했다. 학생들은 또한 학위를 더 빨리 이수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추가 과정에 등록하기도 한다.  
 
팬데믹을 거치고 실리콘 밸리 빅 테크 회사의 대량 해고 사태를 목격하며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직업에 대해 폭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Z세대들이 주체가 되어 삶의 다양성과 대학의 ‘본질’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 압박에도 부모들이 자녀들의 학업뿐만 아니라 비학문적인 과외활동에 대한 예산을 줄이지 않는 노력이 이들에게 중요한 자양분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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