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죽대며 비아냥…타운 유튜버 주의…히스패닉계 남성, 무단 촬영
총영사관·한인회·업소 등
항의해도 '표현의 자유' 주장
"반응 안 하는게 상책" 조언
한인들의 얼굴은 물론 개인의 차량 번호판까지 촬영하면서 불쾌해하는 반응을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다.
히스패닉계로 추정되는 이 유튜버는 현재 ‘사일런스 보이 퍼스트 어멘드먼트(Silence boy 1st amendment)’라는 제목의 채널을 운영 중이다. 구독자는 4만90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이 유튜버는 LA총영사관을 비롯한 한인회, 시온마켓, 웨스턴백화점, 김스전기, 아주부동산, 아리아나헤어부티크, 소니스타일 헤어숍 등 앞에서도 한인들을 촬영했다. 심지어 이 유튜버는 LA총영사관 앞에 줄을 선 한인들을 찍는가 하면 윌셔 불러바드 인근 셰프강코리안타코에서 식사를 하는 한인들을 무단으로 촬영하며 영업을 방해했다.
그는 직원과 영상에 찍힌 고객들이 항의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LA경찰국 소속 경관들도 특별히 이 유튜버를 제지하지 못했다. 이 유튜버는 경관들에게 “나에게는 공공장소에서 촬영할 권리가 있다”며 당당해 했다.
해당 유튜버는 채널명에 명시한 것처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위시, 공공장소에서의 촬영 권리를 내세우고 있다. 일례로 이 유튜버는 6가 인근 아주부동산의 한 관계자를 계속 촬영했다. 영문을 모르는 영상 속 한인은 “당신 누구냐” “무엇을 촬영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이 유튜버는 혼잣말로 “지금 이 사람이 다가와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한다”며 킥킥댄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신원을 물으며 다가오는 한인에게 “뭐가 잘못됐나. 당신 마약 했나”라며 약을 올린다.
윌셔불러바드 선상의 아리아나헤어부티크에서는 거짓말까지 한다. 한 여성이 “무엇을 촬영하고 있느냐”라고 묻자 “나는 조사관(investigator)이다. 나로부터 6피트 떨어지라”고 답변한다.
6가 인근 헤어숍의 남성 직원들도 영상에 찍혔다. 이 헤어숍의 조규민 매니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우리 업소뿐 아니라 거리를 지나다니는 한인들을 귀찮게 하면서 영상을 찍더라”며 “우리는 그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웨스턴백화점도 영상에 나온다. 유웨스턴보석의 피터 유 대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주차장 밖에서 지나다니는 한인들뿐 아니라 자동차 번호판까지 다 촬영하고 있었다”며 “한인들이 ‘찍지 말라’며 불쾌해하는데도 본인은 권리가 있다며 계속 히죽대면서 촬영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유튜버는 LA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공장소에서 특정 시민들의 얼굴, 행동 등을 무단으로 촬영하고 그에 따른 반응을 유튜브에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특히 한인 관련 영상에는 한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댓글들도 있다. ‘광대들을 교육하는 좋은 일을 계속해달라(이하 아이디·Brian Sanchez)’ ‘아시안들은 백인 권력에 복종한다(Hardcold-alquan)’ ‘평양에서 온 남성은 자신을 스스로 도울 수 없군…(MrElaboy)’ 등 한인을 조소하는 댓글도 많다.
이와 관련, 변호사들은 해당 유튜버에 대한 민사소송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원기 변호사는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은 합법이지만 경찰과 같은 정부 기관 관계자, 공인 등이 아닌 일반인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것은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공익을 위한 목적도 아니고 의도적, 상업적 목적인 데다 영상 촬영 과정에서의 ‘괴롭힘(harassment)’ 심지어 특정 민족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 등으로 민사 소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형사법 전문 김기준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고 공공장소에서는 사생활에 대한 합리적 기대 등이 없기 때문에 형사법 등으로는 고발이 어렵다”며 “대신 피해자들이 초상권과 관련한 집단소송 등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서는 한인타운에서 이 유튜버를 경계하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 남성을 마주치면 절대 반응하지 마라. 그는 단지 반응을 원할 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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