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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녹비에 가로왈’

박철웅 일사회 회장

박철웅 일사회 회장

일본은 지난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사 결과가 지금으론 최상의 선택이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다핵종 제거 설비(알프스)’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고, 여기에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100배의 물로 희석한 후, 1차로 17일간 하루 460t씩 총 7800t의 방류한다는 것이다. 오염수 134만t을 이런 방식으로 30년에 걸쳐 방류한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한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이동할 것이다. 해류는 일정한 방향으로 거의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는 바닷물의 흐름을 말한다. 후쿠시마 앞바다는 북쪽에서 오는 한류와 남쪽에서 오는 난류가 만나는 곳이어서 오염수는 동쪽 태평양으로 밀려 나간다. 구로시오 해류를 만나 북태평양으로 흘러가며 캘리포니아 주, 캐나다, 알래스카 주 등 북태평양을 경유해 다시 일본 쪽으로 돌아오고, 남으로는 적도 주변을 따라 필리핀 근처를 거쳐 한국 남해 방향으로 돌아오는데 빨리는 4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방류된 오염수가 4~10년 후에나 해류에 의해 한국 남해에 도착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이라면 현재 한반도 주변의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말이다. 이것이 과학을 근거로 한 진실이다.
 
IAEA는 방류 첫날부터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자료를 자체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첫날 6가지 측정 수치 모두 국제 안전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도 현장에 전문가를 파견했고 “현재까지 방류가 당초 계획대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상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IAEA 관계자는 30년 이상 일본에 상주하며 방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고, 한국도 2주에 한 번씩 현장사무소에 가 모니터링하기로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섣불리 결정했겠는가. 그것도 일본 국민의 수산물 섭취량이 많은데 자국의 국민 건강을 해치는 결정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한국보다 먼저 오염수가 지나가는 미국도 국무부를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무부는 “미국은 안전하고 투명하며 과학에 기반을 둔 일본의 오염수 방류 프로세스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적극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과학자 및 파트너는 물론 IAEA와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연합(EU)도 후쿠시마  등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를 폐지했다.
 
한국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우려를 고려해 아직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막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5개국뿐이다. 대부분의 UN회원국이 IAEA를 신뢰하고 결정을 존중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일본 오염수 방류를 규제할 수 있겠는가.
 
‘녹비에 가로왈’이란 말이 있다. 사슴 가죽에 쓴 가로왈 자는 그 가죽을 잡아당기는 대로 일(日) 자도 되고, 왈(曰) 자도 된다는 뜻으로 주관 없이 남의 말만 쫓아 이랬다저랬다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일본 오염수 방류를 놓고 한국정치 풍향계가 녹비에 가로왈이란 말이 적합한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일본 핵 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의 행태를 국민과 역사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한 오염수를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왈인지 일인지 헷갈리게 한다. 진실은 감추고 선동정치에 올인하니 국민이 혼동에 빠져 갈팡질팡하지 않는가. 정부는 왈(曰)이라고 말하는데 야당은 억지로 잡아당겨 일(日)이라 말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우리 바다와 수산물을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오염수 방류를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이라는 어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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