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물량 급감…한인 물류업계 울상
코로나 때 과잉 주문 여파
재고 늘고 중국 물량 감소
전년 대비 15~20% 줄어
반토막 나며 폐업한 곳도
한인 물류업계에 따르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물류업계 성수기지만 8월말 기준 수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평균 15~20% 정도 감소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올해 들어 물동량이 줄면서 최대 50%까지 감소하고 폐업한 회사도 있다”며 “특히 중국 수입 물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과잉주문으로 소매업체의 재고가 증가하면서 소매업체와 소비재 공급업체들이 재고 소진에 몰두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신규 주문을 발주하지 않으면서 작년보다 훨씬 물량이 줄었다.
특히 의류, 가전제품, 스마트폰 같은 품목의 재고가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게 소매업계 관계자가 전하는 말이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휴가, 외식 등 서비스와 경험에 돈을 쓰지만, 의류, 가전제품, 가구 등에는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다행히 식품에는 여전히 소비하고 있어 한국 수입 식품 물량은 예년과 비슷하고 화장품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성수기 분위기도 시원치 않으며 화물 수요 반등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국소매연맹(NRF)은 9월과 10월 수입도 소폭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물류 회사들은 소매업체들의 현 재고 수준과 향후 재고 보충 전망에 따라 배송 수요를 예측하는데, 재고가 줄어드는 동안 7월 물류관리자 지수(LMI)는 지수 도입 6년 반 만에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전국에서 가장 분주한 컨테이너 항만인 LA 및 롱비치 항구로의 컨테이너 수입량은 올해 내내 전년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하반기에 대한 물량 반등에 대한 기대도 부정적이다. 6월과 7월 사이에 총 수입량은 10% 이상 감소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시아 공장의 컨테이너 수요 감소로 인해 지난 7월 LA항구에서 나가는 빈 컨테이너 수는 전년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컨테이너 수 감소는 트럭운전사가 항구와 철도역에서 창고 및 유통센터로 운반하는 화물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수기에 수입 물동량이 줄면서 물류업계에서 운송 및 유통 업계까지 침체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앤드류서CHB의 조슈아 임 이사는 “컨테이너 비용이 현재 최저 수준으로 물동량이 줄어들면 선박 수를 줄일 수 있다”며 “한국보다 중국발 선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항만에 도착하는 수입 물동량의 감소는 미·중 패권 경쟁의 영향도 있다. 지난 4월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체 수입의 15.4%로 2006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부 시절 도입된 전방위 대중 관세 조치가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어지면서 중국산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을 벗어나 무역 채널 다변화에 노력하는 기업들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4분기에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한인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물동량을 팬데믹이전과 비교해 보면 사실 팬데믹 동안 호황이었던 물동량에서 정상으로 돌아간 수준”이라며 “연준이 물가상승을 잡으면 하반기에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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