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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향만리] 盡美盡善(진미진선)

공자는 순임금 시대의 음악인 ‘소(韶)’에 대해서는 “지극히 아름다우면서 지극히 선하기도 하다(盡美矣又盡善, 矣 어조사 의, 又 또 우)”고 평하였다. 그러나 주나라 무왕 때의 음악인 ‘무(武)’에 대해서는 “지극히 아름답지만 지극히 선하지는 않다”고 평하였다. 순임금의 음악은 평화로운 시대에 순후한 본성에 바탕을 두고서 발생한 음악이지만, 무왕의 음악은 정벌과 징계로써 천하를 얻는 무력 시대의 음악이기 때문에 소리는 아름답지만 내용이 선하지는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음악은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시절에는 망국의 한을 담은 “울밑에선 봉선화야…”가 유행했고, 새마을운동 때에는 ‘건설의 의지’에 반한다고 판정받은 음악은 금지곡이 되기 일쑤였으며, 5·18 당시에는 분노가 서린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류의 운동권 노래가 유행하였다.
 
지금 세계의 젊은이들이 왜 K팝에 열광하는지를 안다면 그들이 갈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의 음악이 된 K팝이 훗날 ‘진미진선(盡美盡善)’, 즉 지극히 아름다우면서도 지극히 선한 음악으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진미진선하게 살면 그런 소망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김병기 /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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