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차이

보통 허리통증, 요통이 발생하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부르는 것은 “허리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고, 이 질환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이다.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해 충격을 흡수하고 완충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추간판, 일명 디스크인데, 추간판이 과도한 압박이나 충격 혹은 퇴행성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일부가 돌출되어 신경을 누르며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추간판 탈출증이다. 추간판 탈출증과 함께 가장 흔한 척추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 협착증인데 이 두 질환은 서로 연관이 있기도 하지만 원인과 병변 부위가 구별되는 다른 질환이다.  
 
추간판 탈출증은 퇴행성뿐 아니라 무리한 운동, 충격, 혹은 과도한 충격 없이도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척추 디스크가 점차 그 기능을 잘하지 못하게 되어 그 주변 관절이나 인대가 점차 두꺼워지고 과도하게 자라면서 척추관을 침범하게 된다. 이로 인해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하게 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 통증이라는 부분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또한 다리로 가는 신경도 눌리기 때문에 다리 통증도 있다. 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의 특징은 대개 양쪽 다리가 다 아프다는 점이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대개 양 쪽 다리가 찌릿찌릿하다, 무감각하다, 저린다, 다리에 힘이 없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또한 오랜 기간 통증이 누적된 경우가 많다. 반면, 추간판 탈출증은 한쪽 다리에 아픈 증상이 더 많고, 여러 가지 원인으로 갑자기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심해지면 수술로 고쳐야 하는 질환이다. 뼈로 된 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린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수술로 넓혀야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이 있고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고, 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진단 방법은 최근 6개월 이내에 찍은 MRI이다. MRI로 판독했을 때 척추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신경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나 증상이 실제 MRI로 보이는 병변의 정도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전문의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간혹 통증이 단순 근육통이나 말초신경장애, 당뇨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추간판 탈출증도 다리 근육에 위약감이 있어 잘 못 걷는다거나, 다리에 무감각증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학적 손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수술을 조기에 고려해야 한다.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받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수술을 요구하는 환자들도 있다. 물론 추간판이 튀어나와 신경이 부었으니 통증이 심할 수 있다. 한 번 나온 추간판이 다시 들어가지는 않지만 부었던 부분이 가라앉고 좋아지기도 한다. 이에,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히 시도해보고 나아지지 않을 때 다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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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 / 신경외과 보드 전문의 할리우드 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