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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증오는 증오를 몰아낼수 없다

뉴욕경찰! 지하철 내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한 흑인 소녀 3명 수배중! 지난 6일 저녁 CBS. NBC 등이 내보낸 자막뉴스다. 팬데믹과 관련 아시아계 이민자를 향한 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와중이라 KBS TV 등 한국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이야기는 네바다주에 사는 수영(51세) 씨 부부가 11살 쌍둥이 딸과 함께 지하철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빈 좌석을 찾아 앉은 곳이 마침 흑인 10대 소녀 셋이 웃고 떠들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건너편이었고 무심코 웃은 웃음이 덜미 잡혀 갖은 악담과 손가락 욕에 이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인종차별적인 언어폭력을 당한다. 참다못한 남편 켄이 “좀 더 괜찮은 표현을 써줄 수있겠나”라며 타일러 보지만 소용없다.  
 
문제는 그 후다. 조애라 린이란 사람이 모든 상황을 셀폰에 담고 있음을 눈치챈 한 소녀가 다짜고짜 린을 낚아채 넘어뜨린 뒤 주먹질을 했고 이를 말리는 수영 씨의 머리채를 그녀들이 잡아 전철 바닥에 패대기치며 안면 강타로 안경이 박살 나면서 상황은 종료되었다. 뒤늦게 인지한 경찰이 인종혐오범죄로 그녀들의 행방을 쫓고 있음이 팩트다.
 
그러나 수영 씨 생각은 달랐다. 그녀들의 행위가 인종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범죄가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워낙 ‘대립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우연히 자신이 걸려들었다며, 법 집행을 떠나 사회공동체의 일원이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등 자신으로 인해 또 다른 인종갈등의 불씨가 조성될까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2021년 10월, 한국계 에스더 리가 퇴근길에 지하철을 탔다. 한 흑인 남성이 말을 걸자 그녀는 대화하기 싫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흑인 남성이 성적 모욕과 함께 ‘코로나 보균자’운운하며 온갖 쌍욕을 쏟아냈다. 그녀는 자초지종을 셀폰에 담아 경찰에 전달하며 인종혐오범죄로 수사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였다. 그러나 몇 주 지난 뒤 확인해보니 단순 폭행으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이유는 ‘코로나 보균자’라고 했지만 ‘Chinese’ 단어가 그 앞에 없으므로 인종혐오범죄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FBI에 의하면 팬데믹과 관련 인종혐오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2020년 1만1126명의 피해자 가운데 8263건이 증오범죄였는데 이는 2019년보다 949건이나 늘어난 수치다. 그중 아시아계 대상이 279건으로 2019년 대비 77% 증가했다는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증오의 풍토병이 퍼지고 있다”고 개탄함도 이래서다.
 
인종차별 하면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1970~1980년대 중동 붐이 한창일 때 대부분의 건설현장은 한국인과 외국인동을 따로 구분하여 생활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수로 어느 인도 노동자가 한국인동에 발을 디디며 난리가 났는데 그런 난리가 없었다는 자책성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오늘도 한인 사업장을 찾는 많은 포션의 손님은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일 것이다. 혹시라도 그들을 X탄, 또는 검XX 이라 칭하며 깔보지 않는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그들 또한 우리를 돈만 알고 세금 한 푼 안 내는 못된 XXX 이라고 욕할 것이다.  
 
킹 목사의 말대로 증오는 증오를 몰아낼 수 없다. 오직 사랑으로 품을 때 우리를 바라보는 저들의 눈은 밝고 부드러울 것이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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