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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지 않은 2인극, 놀라운 반전까지

아내와 그녀의 남편
(Wife and her House Husband)

단 두 명의 캐릭터가 이제 막 이혼했지만 서로에게 다시 이끌리는 부부로 등장하는 2인극. [Double M Films]

단 두 명의 캐릭터가 이제 막 이혼했지만 서로에게 다시 이끌리는 부부로 등장하는 2인극. [Double M Films]

이혼한 커플이 재결합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애초에 왜 그들의 결혼은 깨졌을까. 부부 사이의 역학 관계는 과학처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해서 파악되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제 막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부부,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싸인 서로에 대한 피해 의식은 마치 열두 조각으로 부서진 꽃병과 같다. 그런데 그 무엇이 또 다시 그들을 재결합하게 한 걸까.  
 
저예산 인디 영화만을 고집하는 감독 마커스마르쿠가 ‘Papadopoulos & Sons’ 이후 10년 만에 또 다른 저예산 영화로 돌아왔다.  
 
중견 배우 두 사람만의 진지한 연기만으로 진행되는 2인극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놀라운 반전이 있다. 굳이 남편을 집 지키는 남자, 집에서 살림하는 남자라는 뜻의 ‘House Husband’이라고 부르는 영화 제목이 흥미롭다.  
 


런던의 40대 커플 캐시(로라 베이스톤)와 매튜(로렌스 스펠맨)는 법정에 가지 않고 ‘무사히’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아내가 생계유지를 책임졌고 남편은 아이 양육을 위해 교사 일을 포기해야 했던 이 부부는 이혼 중재의 막판에 이르러 서로의 상처와 원망이 끓어 오른다.    
 
20년 전 그들의 합의로 작성한 편지 한장이 발견된다. 부부가 이혼 시 미래의 자신에게 전달되도록 쓰인, 두 사람에게 처음 만난 듯이 다시 데이트들 하도록 제안하는 첫 문항으로 시작하는 편지다.  
 
그들의 사랑을 되돌아보며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서로를 놓아줄 있도록 하기 위해 써놓은 편지. 캐시와 매튜는 그들이 처음 데이트를 했던 20년 전의 그 공원에서 다시 만나기로 동의한다. 기억을 되뇌면서 캐시의 외도가 언급되고 끊임없이 대립하며 격렬하게 4일간의 시간을 보낸다.  
 
캐시와 매튜는 지난 결혼 생활에서 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자각의 시간에 이른다. 부부는 서로에게 다시 이끌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다시 다가가는 본능을 제어하지 못한다.  
 
현재 유튜브에서 마르쿠 감독의 12분짜리 단편 ‘Two Strangers Who Meet Five Times’가 조회수 3백만을 기록하고 있다. 노숙자와 기업가가 각기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에서 5번의 만남을 이어 가는 내용인데 편견과 우정에 관한 감동을 전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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