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최악의 산불, 경보도 대비도 없었다…67명 사망, 실종 1000명 이상
건물 내부 수색 땐 더 늘 듯
62년전 쓰나미사태 피해 이상
사이렌 미작동 등 문제점 제기
하와이주 비상관리국(HEM)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현재 사망자 수는 6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1년 하와이 제도 빅아일랜드 섬에서 발생했던 쓰나미 사태 당시 인명 피해(사망자·61명)를 넘어섰다.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될수록 사망자 등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우이카운티 리처드 비센 카운티 시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들은 대부분 건물 밖에서 발견됐다”며 “아직 건물 내부 등은 제대로 수색하지 못한 상태라서 내부 수색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태풍 ‘도라’의 영향과 구조 인력, 장비 부족 등으로 실종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산불은 마우이 섬 서쪽 3개 지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 주지사는 “사망자뿐 아니라 1000명 이상이 실종 상태인데 하와이주 역사상 가장 피해가 큰 자연재해”라며 “실종자 중에서 사망자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추정할 수는 없지만 모두 연락 두절, 행방불명 등의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마우이 섬의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하와이 소방관협회 관계자는 “소방 인력은 화재 진압 장비도 모두 부족하다”며 “100명 이상의 주 방위군과 군용 헬리콥터 등까지 동원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하와이 카운티는 마우이 섬 지원을 위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경찰 인력 등을 즉시 지원키로 했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 역시 마우이 산불 긴급 대응팀을 구성해 피해 지역을 돕기로 결정했다. 연방 재난관리청(FEMA)을 비롯한 네바다 주 정부에서도 구조팀을 피해 지역으로 파견했다.
이 가운데 AP통신은 이번 산불은 마우이 섬의 산불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11일 보도했다.
HEM에 따르면 마우이 섬에는 약 80개의 경보 사이렌이 있다.
HEM 애덤 와인트럽 대변인은 “산불이 최초 발생한 지난 8일 마우이 섬에서 경보 사이렌이 발동된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전력 문제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산불 발생 당시 긴급 대피했던 안병윤씨 역시 지난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불길, 연기 냄새 등을 통해 산불 발생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8월 11일 자 A-2면〉
하와이주가 자연재해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대비책을 제때 세워두지 못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CNN은 11일 “하와이주 비상 계획 문서를 살펴보니 보고서에 산불이 인명 피해에 미치는 위험을 ‘낮음’으로 평가했다”며 “심지어 화재, 산불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도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명인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마우이 섬 피해 복구를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11일 마우이 섬을 방문해 대피소를 돌며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라하이나 지역이다. 그린 주지사는 “라하이나는 완전히 황폐해졌고 거주민들은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파괴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곧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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