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비이민비자 수요 폭증, 심사 까다로워졌다
유학·해외취업 등 비자발급, 팬데믹 이전수준 회복
승인 건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 승인 거부율↑
포기 사례도…스폰서 회사들, 미 대사관에 컴플레인
10일 국무부의 '월별 비이민비자 발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발급된 학생비자(F-1)는 총 3629개로, 팬데믹 직전해였던 2019년 6월 발급건수(3158개)를 넘어섰다. F-1비자는 시기에 따라 월평균 2000~4000개가 발급되는데,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4월에는 23건밖에 발급되지 않았다.
팬데믹 직후 월 12건이었던 교환방문·연수생 J-1비자 발급건수도 지난 6월 1555개로, 2019년 6월(1279개)보다 많아졌다. 소액 투자자·직원(E2) 비자는 팬데믹 직후 월 28개 발급되는 데 그쳤으나, 6월엔 591개로 늘었다. 이외에 주재원(L-1, 193개)·관광/방문(B1/B2, 681개) 비자 발급건수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일제히 회복했다.
이민컨설팅그룹 나무이민의 데이비드 김 변호사는 "출국을 미뤘던 분들이 몰린 데다, 학생·J-1비자 인터뷰 면제가 올해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여 많은 분이 올해 안에 출국을 희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 및 교환방문자 정보시스템(SEVIS)에서 5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줌 수업을 중단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발급되는 비이민비자 수가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커리어컨설팅기업 아이씨엔그룹(ICN Group)의 제니 이 최고운영책임자(COO·부대표)는 "작년엔 40대도 J-1비자 승인을 받았는데, 최근 34세 싱글이 비자를 못 받는 사례까지 발생했다"며 "수요만큼 비자발급이 늘지 않아 거부율이 높아졌고, 결국 J-1스폰서 회사들이 미 대사관에 컴플레인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생비자도 기본적으론 인터뷰가 면제되지만, 올여름 신청자가 몰리자 인터뷰 요청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에서 인문대를 졸업한 후 꿈을 찾아 2년 준비 끝에 미 명문대학 학부에 장학금을 받고 합격한 한 한인 학생은 비자 인터뷰에서 기존 전공과 업무경력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2차 시도에서도 거절돼 결국은 합격증을 포기했다. 김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이유 없는 거절레터를 준 경우가 많아졌고, 매우 쉽게 나오던 학부생 학생비자도 거절되는 케이스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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