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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읽기] 뉴딜 정책과 ‘월가의 반란’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주식시장의 대폭락으로 미국 경제는 바닥을 쳤다. 직장을 잃은 1600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5000개 이상의 은행이 도산했다. 수백만 가구가 집을 잃었고 금융 자본가들은 수백만 명의 고객을 사취하고 시장을 조작했다. 실업보험, 최저 임금, 사회보장 또는 메디케어와 같은 정부 안전망은 어디에도 없었다. 1929년 미국의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다.  
 
국가의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는 국가의 개념 자체를 바꾸어서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것이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New Deal)’이다.  
 
‘뉴딜’이라는 말 자체가 ‘새로운 판’이다. 즉 조세정책과 정부 지출 사회기반 시설 확충과 사회 안전망 구축 등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고 핵심적 임무임을 분명히 했다.  
 
‘뉴딜’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경제정책이란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개념과 역할을 재정립한 철학이다.  
 


금융규제의 틀, 노동자 권익보호, 사회 안전망 구축 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고 감독하는 주체로 정부를 규정했다.  
 
당시 뉴딜정책의 엄청난 성공으로 루즈벨트는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회 연임 대통령이 됐다. 뉴딜을 통해 미국은 1930년대의 대공황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적극적 협력으로 2차대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며 그 후 지금까지 경제적 풍요의 시대를 누리면서 세계적인 강국이 됐다.  
 
서민과 중산층 살리기에 역점을 둔 뉴딜에 공화당과 부유층 그리고 기업가나 금융인들은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대공황의 원인 제공자인 은행에 다양한 규제가 가해지고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실행됐다. 흔히 월가라고 불리어지는 금융업계의 불만은 엄청나게 커졌고 기업인들은 정부가 기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루즈벨트의 대담한 뉴딜 실험은 상류층을 격분시켰고, 이 정책이 급진적일 뿐만 아니라 혁명적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가장 강력한 은행가, 기업가, 월스트리트 중개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폭주하는 정부 지출로 인해 개인 재산을 잃을까 걱정하는 자산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루즈벨트 대통령을 몰아내고 친자본 친기업 형태의 파시스트 정부를 수립하려는 구체적인 쿠데타를 모의했다. ‘월가의 반란(Wall Street Putsch)’이라고 불리는 1933년 발생한 쿠데타 음모다.  
 
이 쿠데타의 고위 설계자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 회장과 중역들이다. 금융업의 대부인 ‘스텐리 모건’의 회장, 폭발물 및 화학 제조 대기업인 듀퐁 그룹의 ‘이레네 듀퐁’회장, ‘로버트 클라크(재봉틀회사로 유명한 싱어회사의 회장)’ 제러널 모터스, 제너럴 후드, 선 오일, 레밍턴, 굿이어 맥스웰 하우스 등 대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인들이 자금과 무기를 준비하고 50만 명에 이르는 1차 대전 참전 군인들을 동원 워싱턴으로 진격해서 루즈벨트 대통령을 체포 파시스트 정권을 수립할 계획을 세웠다.  
 
쿠데타의 지휘관으로 당시 군내에서 신망이 높은 ‘스매들리 버틀러’ 장군을 섭외했는데 이를 국가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한 버틀러 장군이 FBI의 ‘후버’ 국장에게 신고해서 쿠데타는 사전에 저지되었다.  
 
당시 이 사건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쿠데타를 설계하고 모의한 자들이 뉴딜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들의 처벌을 면제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군국주의, 백인 우월주의, 남성숭배와 같은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기초가 된 이념의 작동을 간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익의 집단적 심리를 충동질해서 새로운 환상과 결합하여 미국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전문가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근현대 역사를 모르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행태의 트럼프를 국민 절반가량이 왜 그를 지지하고 따르는지에 관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트럼프가 주도하는 운동, 즉 연방의사당을 습격하고 선거를 뒤집으려 하고 국가의 기밀을 빼돌리고 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재집권을 꿈꾸는 트럼프의 운동이 분명한 것은 미국의 과거에 확고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기초가 된 탐욕, 편협함, 무력주의를 해결하지 않고는 미국이 걸어온 흑역사는 반복될 뿐이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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