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한여름 밤, 꿈을 꾸다
카메라는 무대 위에서 연주를 펼치는 예술가의 손과 얼굴을 반복적으로 클로즈업했다. 건반을 어루만지는 손가락들이 곡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연주자와 하나가 됐다. 거기에 연주자의 코끝에 걸린 땀방울까지. 그야말로 영혼을 담아 연주하는 임윤찬의 연주에 할리우드 보울을 가득 메운 2만여명의 관객은 매료됐다. 일부 관객들은 임윤찬의 피아노 소리가 발산하는 에너지에 동화돼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임윤찬은 2022년에 진행된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준결승에서 테크닉적으로 굉장히 어렵기로 유명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을 연주했다. 결승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소화해 1위에 해당하는 금메달과 2개 부문 특별상(청중상, 신작 최고연주상)을 수상했다. 당시 18살로 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지난 1일 할리우드 보울에서 임윤찬은 LA필하모닉과 협연을 하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관객들의 끝없는 박수와 환호에 임윤찬은 쇼팽의 ‘이별의 노래’로 화답했다. 임윤찬의 환상적인 연주가 펼쳐진 할리우드 보울의 무대 아치 위 하늘에는 달이 떴다. 그달은 흔치 않은 수퍼 문이었다. 달도 임윤찬의 연주를 듣기 위해 지구에 더 가까이 다가왔을까.
임윤찬이 커튼콜로 연주한 '이별의 노래’는 중앙일보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URL :
youtube.com/watch?v=bnksal9968A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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