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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이 암 유발?…식음료 제조사 긴장

WHO, 유발 가능 물질 분류 계획
다이어트 코크·껌 등 광범위

탄산음료·과자·껌 등에 널리 쓰는 간판 설탕대체재인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성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스파탐이 첨가된 코카콜라의 다이어트 코크. [로이터]

탄산음료·과자·껌 등에 널리 쓰는 간판 설탕대체재인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성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스파탐이 첨가된 코카콜라의 다이어트 코크. [로이터]

최근 음료 시장에서 ‘제로 슈거’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aspartame, APM)의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2B군)’ 물질로 분류할 계획이다. IARC는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 및 평가하고 있는데, 2B군은 인체 관련 자료나 동물실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IARC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발암성이 있는’ 담배, 석면, 가공육 등이며, 2A군은 고온 튀김,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있다. 아스파탐이 속한 2B군에는 납, 이소포론 등이 포함된다.  
 
아스파탐은 1981년 처음 업계에 등장한 인공 감미료로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며 칼로리는 0에 가까워 최근 다양한 제로 슈가 식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단맛은 강하지만 섭취 시 혈당이 올라가지 않아서 당뇨 환자들도 많이 먹거나 마시고 있다.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수 있다는 소식에 식품 업체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칼로리통제협회(CCC)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아스파탐을 첨가해 제조하는 식품의 개수는 무려 6000여 개에 달한다. 청량음료, 껌, 젤리, 요거트 등 단맛이 필요한 제품에 광범위하게 첨가돼 판매되고 있다.
 
이중 국내서 판매 중인 제품은 코카콜라 다이어트 코크, 트라이던트 껌, 크리스털라이트 파우더 믹스, 젤-O 젤라틴 등 소매 매장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 많다. 소비자는 제품에 표기된 영양 성분에서 아스파탐 첨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스파탐의 안전성을 두고 식품 업계, 정부, 관련 학계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아스파탐을 ‘대다수에게 안전한’ 물질로 규정하고 식품 첨가를 허용하고 있다으며 미국암학회(ACS)도 아스파탐은 먹어도 무해하다고 평가했다. 아스파탐을 첨가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WHO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버트 랭킨 CCC 협회장은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IARC의 주장을 잘못된(misleading) 정보라고 주장하면서 “이는 수십 년간 전 세계 다양한 기관에서 아스파탐이 안전하다고 밝혀낸 것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에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사용되자 일각에서는 그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양 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 등은 아스파탐 장기 섭취에 대한 인체 유해성을 경고한 바 있다. 성인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뉴트리네상테 연구는 대상자를 7.8년(중간값) 관찰한 결과 다량의 인공 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한 이들에게서 발암 가능성이 소폭 더 높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WHO는 지난 5월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되레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비당류감미료(NSS)에 대한 새 지침에서 몸무게를 조절하거나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NSS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NSS는 아세설팜 K, 아스파탐, 어드밴타임, 사이클라메이크,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와 스테비아 파생물 등을 지칭한다.  
 
프란체스코 브란카 WHO 영양.식품 안전 국장은 “유리당(과일이나 벌꿀 등에 있는 천연 당분)을 NSS로 대체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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