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재개…홈스테이 횡포 극심
부실식단·폭언·과다청구
아이들 서로 감시까지 시켜
한국 학부모들, 경찰에 신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을 다시 찾은 조기유학생이 늘면서 부모 대신 이들을 돌보는 홈스테이 가디언과 갈등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LA, 뉴욕, 댈러스 등으로 자녀 조기유학을 보낸 부모들은 현지 홈스테이 가디언이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조기유학 부모들은 일부 홈스테이 가디언이 유학생 유치 홍보와 달리 ‘이윤’만 추구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LA 등 홈스테이 가정은 유학생 1명당 매달 3000달러 정도를 받는다. 홈스테이 업주는 18세 미만 유학생의 가디언 역할을 약속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유학생 부모들은 일부 홈스테이 가디언이 비용대비 ▶부실한 식단 제공 ▶수용능력 초과한 유학생 유치 ▶각종 생활비 추가 청구 등을 일삼는다고 주장했다.
한 부모는 “인터넷을 통해 현지 홈스테이 가디언을 알게 돼 아이를 보냈다”며 “한 번에 조기유학생 3~4명만 받고, 1인 1실을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집에 유학생을 10명까지 받아 2인 1실, 3인 1실을 쓰는 경우까지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홈스테이 측이 성장기 아이에게 영향을 고려해 좋은 식단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알고 보니 냉동식품 위주로 음식을 차려줬다”며 “계약상 제공하기로 했던 주말식사, 외식비용, 침구류 구입비까지 돈을 더 내라고 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일부 홈스테이 가디언은 어린 유학생을 상대로 언어폭력 등 정서적 학대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으로 자녀를 보냈다는 김모씨는 “홈스테이 가디언이 유학생 6명을 관리한다고 아이들끼리 서로를 감시하게 했다”며 “가디언은 아이들에게 폭언과 가스라이팅 등 횡포도 부렸다. 아이가 1년이 지나서야 힘들다고 말했을 때 가슴이 무너진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대용 변호사는 “웹사이트나 구두로 홍보 또는 약속한 내용도 법적으로 ‘계약’이 성립된다”며 “홈스테이 서비스가 약속과 다를 경우 우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후에도 개선이 안 되면 ‘사기’로 간주해 고소를 통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홈스테이 측과 사전에 문서로 계약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리상 제약을 이유로 소셜미디어 등 웹사이트 홍보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라브레아에서 홈스테이를 7년째 운영 중인 윈스턴 이씨는 “조기유학생을 미국에 보낼 때는 부모도 직접 방문해 홈스테이 가정을 둘러보고 가디언과 만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지역의 치안과 홈스테이 시설을 눈으로 확인하고, 거주 중인 유학생과 대화도 나눠본 뒤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인터넷상으로 소개한 화려한 사진이나 미사여구로 된 홍보글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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