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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와 약자는 함께 살아가는 은혜의 관계"

원불교 김주원 중앙종법사
내달 원불교 LA교당서 설법
모든 만물은 하나로 연결돼

번영 위해 공생공영 정신 중요
종교는 수도와 생활 하나 돼야

좋은 일도 지나친 무리는 삼가
진정한 의로움 함께 나누는 것

LA를 방문한 전산 김주원 중앙종법사가 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중앙종법사는 오는 2일 원불교 LA교당에서 설법을 한다.

LA를 방문한 전산 김주원 중앙종법사가 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중앙종법사는 오는 2일 원불교 LA교당에서 설법을 한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중앙종법사가 LA를 방문했다. 지난 2021년 출범한 원불교 미국 총부와 레이크엘시노어 지역에서 착공을 앞둔 미주서부훈련원 등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김주원 중앙종법사는 오는 7월2일 원불교 LA교당에서 열리는 서부 지역 합동대법회에서 설법을 한다. 이에 앞서 김주원 중앙종법사가 본지에 미주 지역 한인들을 위해 심법을 갖추기 위한 방법을 전했다. 다음은 김주원 중앙종법사와의 일문일답.
 

-지금 세상은 어떤가.
 
"과학문명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도 인류는 여전히 갈등과 반목,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과 물질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는 미래 세상을 전망하며 '무릇 세상은 강과 약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나니 강자와 약자가 서로 진화의 도를 행하면 이 세상은 원만하고 평등한 낙원이 되겠지만 그 도를 행하지 못하면 세상의 평화는 영원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
 

-다툼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서로가 하나로 연결된 공동체라는 자각, 강약 진화의 도를 알지 못해서다. 모든 만물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지혜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 각종 위기를 겪으면서 지구 공동체와 우리 삶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요청받고 있다."
 
-지혜의 등불이란.
 
"강자와 약자는 함께 살아가는 은혜의 관계다. 강자는 약자로 인하여 강자의 지위를 얻는 것이다. 약자를 잘 보호하고 인도할 책임이 있다. 반면, 약자는 강자의 인도와 도움으로 점점 강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으므로 강자를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강약진화의 도에 대해 소태산 대종사는 실천 방안을 밝히셨다." 
 
-실천 방안은.
 
"자력을 공부 삼아 양성해서 사람으로서 면할 수 없는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힘이 미치는 대로 자력 없는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 이는 인권의 평등을 가져온다. 교육 기관의 확장도 중요하다. 모든 후손을 두루 교육하는 타자녀 교육이 실현되면 교육의 평등이 이루어져 세상의 문명이 촉진될 수 있다.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공도자가 많이 나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도자가 많이 나오려면.
 
"국가, 사회, 종교계 등의 공도자를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도리처럼 극진히 대해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도 공도 정신을 이어받아 공공을 위해 헌신하고 활동해야 한다. 그러면 이 세계는 생활 평등이 이루어져 살기 좋은 세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
 

-더불어 사는 것의 강조인가.
 
"생태 문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원불교에는 성현들이 밝혀준 십대교훈이 있다. 미래는 개척해 가는 것이다. 모든 생령이 함께 잘 사는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공생공영의 정신이 중요하다. 삶에서 낡은 관습, 이기주의를 버리고 자비행을 실천해야 한다." 
 
-자비행을 실천하려면.
 
"여러 마음이 한마음이 되어 틈 없는 심경으로 서로 돕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묵은 세상이 새로운 세상이 되려면 종교 역시 수도와 생활이 두개로 존재하는 게 아닌, 살아있는 종교가 돼야 한다. 정신, 실행, 수행, 의식주 생활을 한가지 생명선으로 알고 영과 육을 쌍전해야 한다."
 

-수행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지나친 무리는 삼가야 한다. 대산종사께서는 '매사에 과한 것보다는 조금 부족한 것이 좋으니 항상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얻은 후 법 있고 순서 있게 실행하라'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신, 육신, 물질의 수지대조와 예축 생활로 동정간 균형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은 늘 욕심과 싸운다.
 
"진정한 의로움은 홀로 차지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대종사는 자기만 좋자고 남을 해하는 것은 역리(逆理)로 구하는 것이라 했다. 심지어 뜻에 다 맞더라도 그 만족한 일을 혼자  차지하지 않고 세상과 같이 나누어 즐기라 하셨다. 베풂의 심법이 그래서 중요하다."
 
-베풀지 못하면.
 
"독권독한(獨權獨恨)의 길이 있다. 권리를 독차지하면 반드시 그 뒤에 한이 되는 일을 당하기 때문에 그 권리를 두루 나눠야 한다는 말이다. 성함 뒤에는 반드시 쇠가 따르는 이치가 있기 때문에 항상 넘치지 말고 오직 중도를 행해야 한다. 원불교는 그래서 삼학공부를 중시한다. 본래 마음을 잘 회복하여 얻는 수양력, 마음을 깨닫는 연구력, 마음을 바르게 사용하는 취사력을 의미한다. 이런 훈련을 열 번, 백번, 천 번, 만 번 거듭할 때 힘을 얻고 큰 인격을 이루게 된다."
 
☞전산 김주원 중앙종법사는

 
1948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출생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동교당에서 입교하여 교전을 접했다. 원불교 교도들의 법위 등급에 따른 단계별 훈련 체계를 정립하는데 이바지했다. 법규 정비, 교헌 개정, 대산종사법어 편찬, 경인교구 교화후원재단 설립 등의 업적을 남겼다. 영산선학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 지난 2018년 9월 18일 제234회 임시수위단회에서 6번째 종법사로 선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원불교는 일제 강점기인 1916년 소태산 대종사(박중빈)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세워진 종교다. 신앙과 수행을 통해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여 물질의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일체 생령을 낙원으로 인도하는 게 목적이다. 불법을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한 새로운 불교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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