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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Lola), 아들이 트랜스젠더가 되려 한다면…

‘롤라’는 2021년 샌프란시스코 LGBTQ 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외국영화 및 독립영화 전문채널 Film Movement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Film Movement]

‘롤라’는 2021년 샌프란시스코 LGBTQ 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외국영화 및 독립영화 전문채널 Film Movement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Film Movement]

만약 당신의 아들이 트랜스젠더가 되어 여성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트랜스젠더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서 오가는 갈등을 다루는 영화 ‘롤라’는 성 소수자 자식을 둔 아버지의 마음 상태를 간접 경험하는 영화다. 그 황당함에 갖게 되는 충격에 아들을 집에서 쫓아내야 했던 아버지, 그러나 아내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다시 아들과 맞닥뜨리게 되고 아버지와 아들은 뜻하지 않던 여정에 함께 나선다.
 
라이오넬이라는 남자 이름을 버리고 트랜스젠더가 되기를 원하는 18세의 롤라(미아 볼라어스)는 그토록 고대하던 성전환 수술을 기다리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유일한 지원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롤라는 소원해진 아버지 필립(베누아마지멜)이 시간을 잘못 알려 주는 바람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분노하고 어머니의 분골을 훔친다. 자신이 죽으면 재를 비치 하우스에 뿌려 달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벨기에 해안 마을까지 아버지와 아들의 불편한 동행이 시작된다. 둘만의 여행, 상황이 강제하는 대화와 의사소통이냉랭했던 이들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로랑미첼리 감독은 트랜스 배우 볼라어스의 연기를 최대 활용한다. 볼라어스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 성급한 성격에 쉽게 화를 내고 아버지에 대한 반항 심리로 가득 차 있는 롤라의 다층적 성격을 놀랍도록 리얼하게 표현해낸다.  
 
영화는 무거운 주제에 비해 느낌적으로 무겁지 않다. 신랄한 풍자에도 감정은 절제되어 있다. 가장 극적으로 대립했던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 모두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이었음이 조금씩 드러난다.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요즘 유럽이 강세다. ‘롤라’는 2019년 벨기에의 아카데미상격인 마그리트 어워드에서 최우수 영화상과 최우수 감독상 등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세자르상 최우수 외국영화에도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롤라’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해를 애써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적 시각을 통해 두 개의 성별만을 고집하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성소수자들이 ‘비정상’으로 취급받는 세상의 불공정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자연과 동물, 인간 속에는 염색체로 분류되지 않는 존재들이 무수히 많다. 영화는 다양한 정체성과 개성을 이해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도출해낸다. 끌까지 롤라를 라이오넬이 부르는 필립은 그(녀)가 아들이든 딸이든 여전히 아버지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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