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반대한 한인목사들 해고
토랜스·로스펠리즈감리교에
소속 연합감리교단 통보 논란
교인들 "보복성" 소송 예고
교단측 "자산 50% 내야 탈퇴"
한인 감리교인들은 UMC를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인연합감리교회 서부지역 평신도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로스펠리즈연합감리교회 신병옥 목사, 토랜스연합감리교회 강현중 목사가 UMC로부터 해고 및 교단 추방을 통보받았다. 이러한 교단 측의 결정은 두 교회 모두 최근 UMC의 동성결혼 수용 정책에 반발, 투표를 통해 교단 탈퇴안을 통과시킨 직후 이루어졌다.
UMC는 타교단과 달리 교단 감독이 목회자의 인사권을 갖고 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교단 탈퇴를 결정하는 데 있어 투표를 진행한 한인 감리 교회 목회자에 대한 임기 종료를 의미한다.
평신도연합회 안성주 장로는 “한인교회들은 UMC 장정에 따라 탈퇴 투표를 합법적으로 진행했지만, 교단은 이에 대해 보복성 결정을 내렸다”며 “심지어 이러한 통보는 교회 측과 어떠한 협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UMC가 장정이 정한 절차를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UMC 가주연회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감리교인들로 구성된 전국평신도연합회는 20일 성명을 발표, “한인 교계에 대한 위협적인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 이번 사태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한인 감리교인 100여명은 LA지역에서 열린 UMC 가주 연회 모임 현장에서 교단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도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는 가주 연회에 소속된 남가주주님의교회, 밴나이스연합감리교회, 윌셔연합감리교회 등 10여개 한인 감리교회 소속 교인들이 나서 교단의 결정을 규탄했다.
최정관 장로는 “UMC 가주 연회는 한인 교계를 대상으로 한 처벌성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현재 UMC 총회는 동성결혼 정책에 반대할 경우 교회와 원만한 분리를 할 수 있게 원칙을 정했는데 가주 연회의 결정은 인사권을 징계 수단으로 삼는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특히 UMC 가주 연회는 타 지역 연회와 달리 교단 탈퇴를 원하는 교회에 무리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UMC 가주연회에 따르면 동성결혼 정책에 반발, 교단을 탈퇴할 경우 교회 건물 등 재산 가치의 50%를 지불해야 탈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징벌적 요구 사항으로 사실상 탈퇴를 불가능하게 만든 조항이라는 게 한인 감리 교계의 주장이다.
안 장로는 “보통 10% 정도 정하거나 동남부 지역 연회의 경우는 아예 0%로 정한 곳도 있는데 가주 연회만 무리한 규정을 내세우고 있다”며 “우리는 가주 연회 감독과 재산관리위원회에 공개 토론까지 제의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UMC는 지난 2021년에도 남가주 지역 한인 감리교회 목회자 3명이 동성결혼 정책과 관련, “가주 연회가 이끌고 가는 방향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 조치를 통보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21년 5월 11일자 A-16면〉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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