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원격근무 늘며 탈뉴욕 가속화
뉴욕시 원격근무자 36% 이사, 근로자 11만6000명 순감소
NYT “낮은 생활비·세율 찾아 이동, 오스틴·덴버 등 인기”
고소득자 이탈로 뉴욕시 세수·소비지출 감소 등 악영향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뉴욕시를 떠난 원격근무자(순감소)는 11만6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에서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근로자 중 약 36%가 거주지역을 옮긴 셈이다. 팬데믹 이전에만 해도 원격근무자 중 뉴욕시를 떠나는 사람은 한 해에 약 4만명 정도였는데, 팬데믹을 겪으면서 그 수가 5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LA(-5만3000명), 샌프란시스코(-3만2000명), 시카고(-2만9000명), 샌호세(-2만7000명) 등에서도 순감소 기준 적게는 2만명대, 많게는 5만명 이상의 원격 근로자들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로자 중 약 30~40%는 대도시를 벗어나 이사한 셈이다.
이들에게 인기를 끈 곳은 텍사스주 오스틴(+2만8000명), 콜로라도주 덴버(+2만3000명), 텍사스주 댈러스(+1만명) 등이 대표적이었다.
NYT는 “팬데믹 이전만 해도 원격근로자들은 본인들의 직업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 지역을 떠나지 않는 경향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이들이 생활비가 비싼 지역에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대학교육을 받은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요 대도시로 이주해나가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격근무자들의 직업 형태가 달라진 것도 한몫했다. 니콜라스 블룸 스탠포드대 경제학자는 “예전에는 장애인 등 부정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원격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주로 고소득자들이 원격근무자”라고 전했다. 고소득 원격근로자가 저렴한 교외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뉴욕시와 같은 도시는 고소득자로부터 거둬들이는 세수와 소비를 잃고 있다.
원격 근무자들이 이주해 가는 곳들의 공통점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NYT는 “도시가 크진 않더라도 집에서 일하며 살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고, 주변 자연환경도 좋아 마치 휴양을 즐기는 느낌을 주는 곳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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