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항 노조 태업, 한인 물류·소매업 긴장
LA 등 3곳서 11척 하역 지연
물류 악몽 재연될까 우려
이달 내 해결돼야 피해 적어
노사 협상 타결 속도가 관건
한인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상적인 운영에 가깝다고 말하지만, 노조 태업으로 LA, 롱비치, 오클랜드 항구에 발이 묶인 선박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항구에 도착해서도 하역 작업이 진행되지 않아서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도 증가세다. ITS 로지스틱스 폴 브래쉬어 부사장은 “트럭 기사들이 항구를 드나드는 데 3시간이 걸리고 터미널 혼잡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매체 CNBC는 최근 서부항만 3곳에서 총 11척의 하역이 지연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물류 정보업체 프로젝트44의 분석가 제시카 슬래글은 “서부 항구에서 컨테이너가 선적을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난 데 더해 각 선박이 (하역을 위해) 부두에 정박해 있는 시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물류 적체로 인해서 소매업체들의 물류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자이온 글로벌 고승훈 대표는 “하역 작업 지연은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노사 협상이 길어질수록 관련 업주들의 물류비 부담은 늘고 제품 수급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노조 태업 여파로 해상 물류 지연이 육상(철도, 트럭) 운송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소매업체도 제품 수급이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시온마켓버몬점 잔 윤 매니저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식품 수급 차질로 주문량의 40% 정도 부족한 상태”라며 “매주 주문하는데 다음 주 추가 주문에 차질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 식품 공급 차질로 제품이 부족하면 할인 및 행사가 줄어들어 소비자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물류 성수기 진입 전인 데다 최근 소비 둔화로 인해서 이달 내로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 물류 적체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물류 업계의 설명이다. NGL트랜스포테이션 노상일 대표는 “보통 백투스쿨 물량이 7~8월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데다 중국 수입 물량이 20% 이상 줄고 동부 항으로 화물이 유입되면서 물류 적체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노사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A항(Port of LA) 전무이사 진 세로카도 현재 상황이 2014∼15년 노사 갈등 당시의 물류 대란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하반기 물류가 급증하는 시기에 대비해 “조속히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미소매연맹, 전미제조업협회, 미국상공회의소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류및신발협회(AAFA) 스테판 라마 회장은 “추가 물류 혼란은 확실히 인플레이션과 재고 불균형의 부정적인 영향을 배가시킬 것”이라며 “13개월째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노동부는 12일 노동부 장관 대행 줄리 수를 캘리포니아로 파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노사협상 진전을 위해 노조 및 항만 경영진과 협의 중이다.
이 회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임금과 복리후생 면에서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14일 전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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