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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주의회의 봄 회기

박춘호

박춘호

일리노이 주의회가 봄 회기를 끝냈다. 당초 5월19일까지가 봄 회기였는데 내년도 주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한 주를 연장한 뒤에야 회기가 끝났다.  
 
이제 주의회는 여름 휴회 기간을 가진 뒤 가을에야 모이게 된다. 가을은 비토(veto) 세션, 거부권 세션이라고 부른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봄 회기내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을 심의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다.
 
봄 회기에서 통과된 법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내년도 예산안이다. 모두 504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인데 JB 프리츠커 주지사가 지난 봄에 제안한 496억달러의 예산안에 비해 약 8억달러 가량 증액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주의회 상하원 지도부의 뜻대로 예산안을 처리한 모양새다.  
 


일단 7월1일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하기 한달 이전에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됐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전에는 공화당 주지사와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 민주당 지도부 간의 갈등으로 인해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예산안 협의 과정을 보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원하는 내용이 대폭 반영됐다. 공화당은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소외됐다고 지적했지만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지극히 민주당 위주로 예산안이 통과된 것이다.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종일반 킨더가든을 주 전체로 확대한 것이 그렇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주 정부의 투자를 과감하게 늘렸다. 논란이 컸었던 45세 이상 서류미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 의료보험 제공도 포함됐다. 주 정부는 저소득층이나 장애를 가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메디케이드 형태의 의료보험을 제공하지만 이를 서류미비자에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노인만 포함됐는데 내년 예산안에는 이를 45세 이상 장년층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10억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와 반대 여론이 컸었다. 결국 내년 예산안에는 5억달러 가량이 책정되면서 주의회를 통과하게 됐다.  
 
예산안 말고도 봄 회기에는 주민 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법안들이 가결됐다. 학교내 괴롭힘 방지 법안도 그 중 하나다. 지역 학군은 학생이 괴롭힘을 당했거나 피해 징후가 나타나면 24시간내 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또 괴롭힘에 대한 정의도 확대했다. 신체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위나 학업 성취도, 임신 여부, 부모의 상황 등에 대한 공격 역시 괴롭힘에 포함시켰다. 일리노이 교육청은 각 학군에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우버와 리프트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시카고는 내년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개최하면서 차량 공유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이는데 HB2231은 우버나 리프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더욱 확대했다. 즉 교통 사고나 차량내 폭행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기존까지는 우버 운전자만 책임을 져야 했는데 이를 우버나 리프트 회사로까지 넓힌 것이다. 당장 우버에서는 관련 법이 시행된다면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주의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아직까지 주지사가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적용될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우버 운전자만 부담하게 했던 것을 서비스 제공사로 확대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새 법안 중에는 시카고대중교통국(CTA) 지원 프로그램도 들어가 있다. CTA로 하여금 대중교통 시설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탑승자에게 탑승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적 권한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또 무료 탑승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CTA와 페이스, 메트라로 하여금 2026년 이후로는 전기 차량만 구매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푸드 스탬프인 SNAP 카드의 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 복지국이 도난 당한 카드를 추적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게 된다.  
 
반면 봄 회기에 통과되지 못해 가을 회기로 처리가 넘겨진 법안도 여럿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NFL 시카고 베어스 구단에 대한 주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다. 베어스 구단이 시카고 다운타운 솔저필드가 아닌 알링턴하이츠 경마장 부지에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고자 하는데 이 프로젝트에 주정부가 얼마나 지원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주정부의 혜택 없이는 새 경기장 건설이 불가능한 만큼 일정 정도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방적인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총기 규제 관련 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HB0676이 대표적인데 이 법안은 법원에서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경우 해당 주민은 총기를 즉각 반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폐기됐다.
 
생체 정보법 수정안도 마련되지 못했다. 최근 일리노이 대법원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인 화이트 캐슬 매니저가 제기한 위헌 소송에서 17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직원의 월급 명세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문 스캔을 하도록 했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의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일리노이 생체 정보법 위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의회에서는 이 제재가 너무 과중하다며 개정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예산안에 가려서 주요 법안들이 의회에서 어떻게 처리됐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이 법안들이 우리의 일상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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