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없는 그늘막 수정·폐기 가능"…제작 KDI "정부 예산 안 썼다"
반응에 따라 프로젝트 변경
25일 LA타임스는 7500달러짜리 그늘막 ‘라 솜브리타(La Sombrita·스패니시로 그늘이라는 뜻)’를 디자인한 ‘쿤키 디자인 이니셔티브(KDI)’의 첼리나 오드버트 CEO를 인용해, LA시 버스정류장 4곳에서 공개된 라 솜브리타 최종 설치 계획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KDI 측은 라 솜브리타는 여성 승객의 편의를 고려한 시제품으로 주민 반응에 따라 수정 또는 폐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인 상반신 정도 크기 금속판에 구멍이 뚫린 모양의 라 솜브리타 현 시제품도 다른 디자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라 솜브리타가 버스 정류장(bus shelter)이 아니고, 정부 예산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라 솜브리타 디자인 설계 및 시제품 제작은 로버드 우드 존슨 재단(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의 지원금으로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또 KDI는 그늘막 라 솜브리타 시제품을 최종 제작하는데 개당 총 1만 달러가 들었지만, 향후 대량 생산될 경우 개당 2000달러까지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KDI에 따르면 지난 2021년 LA교통국(DOT)은 KDI와 공동으로 ‘체인징 레인(Changing Lan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LA시 메트로 이용자의 50%에 달하는 여성을 위한 안전확보 등 편의 증진 시설물을 개발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KDI는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의 지원금으로 버스 정류장에 설치할 효율적인 그늘막 개발에 들어갔다. KDI는 넓게 그늘이 지는 입식형, 좌석에 앉으면 그늘이 지는 일체형 등 다양한 시제품을 디자인했다.
하지만 KDI와 LA교통국은 그늘막 설치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 빠른 현장 설치 등을 고려해 현재 시제품 형태의 라 솜브리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비판 여론을 의식한 KDI의 오드버트 CEO는 “라 솜브리타는 버스 정류장 철제 기둥에 몇 분 만에 설치할 수 있다”며 “이 그늘막 설치를 위한 허가 절차가 필요하거나 (야간 전등) 전력공급을 위한 유틸리티 작업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LA DOT 측은 성명을 통해 라 솜브리타는 버스 정류장이나 가로등 대체 시설이 아니라고 밝힌 뒤, “이 시범사업은 즉각적으로 시행할 수 없는 지역에서 작은 그늘과 빛을 만들고 테스트해보기 위함”이라고 한발 뒤로 물러났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LA타임스의 캐롤라이나 미란다는 라 솜브리타가 설치된 버스 정류장을 방문해봤다며 “시제품은 늦은 오후 상체에 그늘이 지도록 도움을 줬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썼다. 하지만 그조차도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지 않은 점은 큰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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