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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화가 무서워진 시대

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세상이 점점 빠르게 바뀌는 듯하다. 하지만 요즘의 정보기술(IT) 발전이 달갑지만은 않다. 과거 벽돌만 하던 휴대용 전화기는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작아졌지만 동영상과 오락 기능까지 갖춘 똑똑한 스마트폰이 됐다. 다양한 기능 덕에 현대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지만, 단점도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져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수중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에 익숙해져 유튜브에 떠도는 찌라시 또는 가짜뉴스를 경계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될 당시 대중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런 논란들은 이젠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었다.
 
오늘날 기술 개발의 역점은 인공지능(AI)에 있다.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된 후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초점은 AI 개발에 맞춰졌다. 이런 경장 탓에 AI개발이 벌써 레드오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람의 말투로 대화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몇 초 만에 수백자의 글을 쏟아낸다. 다만 여기서도 과거 스마트폰이 그랬듯 풀어야 할 사회적, 윤리적 과제들을 안겨준다. 챗GPT를 이용해 대학 과제를 제출하는 사례가 늘자 학계에서는 시험, 논문 등에서 AI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업계에선 일부 단순 업무 인력은 아예 챗GPT로 대체되는 경우도 생겼다.  
 
AI의 놀라운 성능에 업계 일부에서는 AI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 속에 자리 잡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상당히 많다. 경제적 빈부 격차는 정보 접근성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 기반 기계학습을 맹목적으로 신뢰해 편향적인 사고를 기르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논점도 언제나 그랬듯 시간이 갈수록 무뎌질 것이다.
 
미래에는 어떨까? 거의 모든 업계의 판도를 뒤엎을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양자 컴퓨터가 다음 주자가 될 것 같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비트(bit) 단위로 2진수, 0 또는 1의 연산을 수행한다. 반면 양자역학 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연산하는 큐비트(Qubit) 단위 중첩 정보처리법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예를 들자면, 기존 컴퓨터로 수천 년이 걸릴 암호 해독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해독 시간을 초 단위로 줄이고 정확도는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양자 컴퓨터가 늦어도 30년 안에, 빠르면 십여년 뒤에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IBM 등 빅 테크 기업들이 이미 나서고 있는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보안 위기도 함께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해독이 이 정도로 빨라지면 보안·암호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또 빠른 계산 덕에 사람보다는 효율 중심의 세상이 올 것이다. 가치보다 효율이 우선시 되면 일자리가 대거 없어지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윤리적 죄책감도 사라질 수도 있다. 사람보다 기계가 우대받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새 시대에 맞춰 삶도 변화한다. 스마트폰 상용화로 전화통화보다 문자가 편한 시대가 온 것처럼, 검색을 위해 구글링보다 챗GPT를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을 사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이 더 무서운 ‘FOMO(Fear Of Missing Out)’의 시대다. 이럴 때 제약 없는 기술 발전을 유도하는 것만이 무조건적인 해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인공지능 개발에 제동을 거는 것도 정답이 될 순 없다. 인공지능에 답을 맡길 수 없는 문제라면 시대의 발전 과정을 관측하고 오답 노트를 작성할 때다. 시대에 발맞춰 따라가는, 인공지능이 대답하지 못하는 인간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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