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브라보 마이 라이프!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난 12일 저녁 세리토스 퍼포밍 아츠 센터(Cerritos Performing Arts Center)에서 열린 멋진 음악 공연에 갔었다. 한국의 유명 밴드인 ‘봄여름가을겨울’ 리더 김종진의 데뷔 35주년 기념 미주 공연이었다. 세월 탓인지 그의 머리는 백발이었지만 무대 위에서는 에너지가 넘쳤다.그는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차례차례 히트곡들을 불렀고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도 보여줬다. 여기에 밴드 멤버 7명의 완벽한 호흡, 공연장의 뛰어난 음향, 조명 시설은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퍼포밍 아츠 센터는 3층까지 팬들도 꽉 차 빈자리가 없었다.
그의 최고 인기곡 가운데 하나가 2002년 발매된 7집 앨범에 수록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미래를 위해’다. 이날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도 떼창을 하며 모처럼 맘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관객들의 우렁찬 박수와 환호로 극장 전체가 들썩일 정도였다.
모처럼 한국 가수의 수준 높은 공연에 다녀와서인지 며칠 동안 그 날의 흥분과 열기가 가라앉질 않았다. 이곳에서는 한국 유명 가수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나마 종종 열리는 것도 대부분이 LA에서 멀리 떨어진 카지노 공연장에서다. 그러다 보니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몇 시간 운전해야 하고,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려면 시간이 너무 늦어 카지노 호텔에서 1박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멀지 않은 곳에서 열려 부담이 없었다.
앞으로는 한국 가수들이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서 좀 더 많이 공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공역 수익금 전액은 5곳의 비영리단체에 전달됐다고 한다. 김종진과 ‘봄여름가을겨울’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음악인들인 것 같다. 외롭고 힘든 이민 생활을 하는 한인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물한 김종진과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공연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홍영옥 / 미주 소설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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