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에 눈물 쏟아졌다” 미국 화가의 특별전
유관순 열사 그린 모린 울프슨
31일까지 링컨하이츠서 전시회
100년 전 희생 알고 작품 시작
“무료 기증 의사…모두가 봤으면”
주인공은 밸리에 거주하며 60년간 그림을 그려온 모린 개프니 울프슨(Maureen Gaffney Wolfson·80).
한국과는 전혀 인연이 없이 살아왔지만, 그는 5년 전 유관순 열사의 순고한 희생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모진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한 그에게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졌죠. 100년 전의 일이지만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의 작품은 연구와 그의 상상의 세계가 만든 추상적 형상이 주를 이룬다. 특히 ‘커넥션 오브 버터플라이’에서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품은 열사가 희망의 붉은 나비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려 100년 전 간절했던 민족의 심정을 묘사했다.
2019년 3.1일 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전시회가 열리며 그의 작품 중 하나는 열사가 재학했던 이화여고에 전시돼 있다. 이런 인연으로 최근 LA를 방문한 이화여대 김은미 총장 부부가 그를 만나 감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모델과 영화배우, 가수로 평생 일해온 그는 은퇴 후 그림에 빠져있다. 한국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유관순 열사를 알게 되면서 일제 강점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게 된 과정을 보며 가슴이 벅찼다고 말한다.
“한국과 일본이 다시 교류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악감정과 대결을 조장하기보다는 열사가 바란 것처럼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울프슨은 보다 많은 미주 한인들이 더 오래 작품을 보고 열사를 기릴 수 있다면 작품들을 무료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본지에 표시했다.
“아무리 큰 의미가 있다고 해도 지하실에서 먼지만 쌓인다면 열사에게 죄송한 일이죠. 모두 함께 보며 열사를 기억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으니 그렇게 쓰이는 것이 맞습니다.”
울프슨의 전시회는 31일까지 링컨하이츠의 플라자 드 라 라자(Plaza De La Raza. 3540 North Mission Rd. (323)223-2475)에서 열린다. 소문을 들은 지미 고메즈 연방하원의원 가족이 전시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프슨 가족은 총영사와 교육원, 한국학교 관계자들도 초대해 함께 그림을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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