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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이제부터는 '하파'로 불러주세요

19일 LA시 ‘하파데이’ 기념식
공식 제정일 추진 본지 첫 보도
전국 하파 100여명 모여 축하

LA시의회에서 지난 4월 18일 시의원 만장일치로 통과한 ‘하파데이(Hapa Day)’ 선포식이 19일 열렸다. 존이 LA시의원과 하파네이션원의 설립자 투아나 티아 리고스키씨 등 한흑 혼혈인 60여명과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시의회에서 지난 4월 18일 시의원 만장일치로 통과한 ‘하파데이(Hapa Day)’ 선포식이 19일 열렸다. 존이 LA시의원과 하파네이션원의 설립자 투아나 티아 리고스키씨 등 한흑 혼혈인 60여명과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상진 기자

 “해피 하파데이(Hapa Day)!”
 
19일 오전 11시. 하파데이 선포식이 열린 LA시의회 홀 안에는 한복을 차려입고 성조기를 흔드는 100여명의 ‘하파’들로 가득 찼다. ‘하파’란 ‘절반’이라는 뜻을 가진 하와이어로, 아시안과 비아시안 혈통이 섞인 다인종을 가리킨다.
 
하파데이 선포식을 지켜보기 위해 타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날이 드디어 생겼다”며 LA시 하파데이의 탄생을 축하했다.
 
5월 19일을 하파데이로 선포한 존 이 시의원(12지구)은 “오늘은 나에게도 개인적으로 중요한 날이다. 내 딸들도 ‘하파’이기 때문”이라며 “오늘을 기해 우리가 모두 하파를 어느 특정 그룹에 소속시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한다는 데 있어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포식 후에는 한인과 흑인 부모를 둔 ‘하파’ 무용가가 추는 장구춤 장단이 시의회 홀을 꽉 채웠다.
 
조지아주에서 온 윤미햄튼씨는 “하파로서 굉장히 뜻깊고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선포식 내내 가슴 벅차했다. 햄튼씨도 한인과 흑인 부모를 둔 하파로, 현재 조지아주 릴번 시의원이다.
 
LA중앙일보의 보도〈본지 4월 18일자 A-1면〉를 통해 하파데이가 제정된다는 소식을 듣고 역사의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왔다는 그는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도 받아주지 않고 아버지의 나라인 미국에서도 외국인으로 대했던 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날이 시작됐다”며 “조지아주에도 하파데이가 생기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본 장씨는 “우리 아들이 하파다. 하파의 역사와 의미를 알기 위해 참석했다”며 “하파데이가 생기기까지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으신 분들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파데이 제정을 적극 지원한 홍연아 커뮤니티 활동가는 “조카들이 하파인 경우가 많다. 혼혈로써 소속감을 못 느끼고 자아에 대해 혼동을 느끼는 모습을 번번이 봤다. 오늘 이후 하파로써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파네이션원 설립자인 투아나 ‘티아’ 리고스키씨는 “앞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연방의회에도 ‘하파데이’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우리 자녀들이 존중받고 자긍심을 갖는 날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포식 후에는 시청 26층의 ‘탐 브래들리 홀’에서 시의회가 주최하는 리셉션이 진행됐다. 하파로 구성된 코리아타운 재즈 밴드의 리더 조이 고씨가 직접 작곡한 ‘하파 네이션(Hapa Nation)’이 연주되기도 했다.
 
하파데이 제정 결의안은 지난 4월 초 한흑 혼혈 1세대들의 모임인 하파네이션원이 추진했으며 이 시의원과 니디아 라만(4지구) 시의원이 앞장서서 성사됐다.
 
  

장연화·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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