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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애플의 딜레마…생성AI 어떡해?

미국의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4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테크 기업 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의 위협과 관련해 얘기했다. 이날 백악관은 국립 AI연구소 25개를 설립하기 위해 1억4000만 달러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전하는 언론들은 이 자리에 애플의 팀 쿡이 빠졌다는 데 주목했다.
 
최근 불고 있는 AI 돌풍에서 애플은 등장하지 않고, 최근 분기 실적 발표 때도 팀 쿡은 AI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한마디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는 애플이 AI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이를 애플 제품에 꾸준히 사용할 것이라면서, 아이폰의 충돌 감지나 애플 워치의 심박수 모니터링 등에 이미 머신러닝과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AI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생성 AI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 백악관에서의 회동에 애플이 빠진 것도 정부가 주목하는 AI 기술과는 다른 방향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애플의 태도가 주목을 받는 더 큰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음성 인식 비서 서비스인 애플의 시리(Siri)는 미리 정해놓은 기능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사용자층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사용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생성AI 기술이 시리에 장착된다면 시장을 장악한 애플 기기들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팀 쿡의 고민은 애플이 내세우는 철저한 사용자 정보 보호 약속을 지키면서 생성AI 기술을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애플은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기기 내에서 AI를 작동하게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외부 서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쉽게 잡기 힘든 두 마리의 토끼인 셈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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