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엄마가 생각날 때
엄마의 산소에 아주 오랫동안 가보지 않았다. 봉분도 없고 땅바닥에 누런 잔디와 같이 깔린 납작한 묘비만 하나, 거기에 엄마 이름 석자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할까.이 세상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일이 있다고 하면 아마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유품들을 담은 보따리를 들고 나가는데 운동화 한 짝이 빠져나와 계단에 떨어졌다. 그 순간 그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떠나기 싫으시다는 어머니의 암시였을까?
슬픔에 가득 차 있었던 그때 누구인가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꽃은 언젠가는 지는 거라고. 단지 어떤 꽃은 빨리 지고, 어떤 꽃은 늦게 지는 것만이 차이점이라고.
지난해 유난히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었을 때 내 이름 한번 불러주지 못하고 훌쩍 이승을 떠난 어머니는 왜 그리도 그리운지.
‘엄마 얼굴 보고 플 때 엄마 사진 꺼내 놓고…’. 군인들이 어머니가 그리울 때 불렀다는 노래를 잠시 응얼거려 본다.
이름 없는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엄마! 우리 엄마” 하고 불러도 본다. 한번도 흘려보지 않은 듯 눈물이 또 흐른다.
올려다 본 밤 하늘엔 달이 환하게 떴다. 눈이 내리듯 환한 달빛이 밤길을 비춘다. 이렇게 달을 바라본지도 오래된 것 같다.
“어머니!”, 목메이는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
테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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