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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이 주인공인 동화책은 왜 없을까?

김예진 사회부 기자

김예진 사회부 기자

동화는 아동들의 자아와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는 한인 2세들에게는 동화가 정체성 확립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 동화책은 많지만 안타깝게도 미주 한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아기는 인생에서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것을 배우는 시기라고 한다. 또 많은 행동양식이 이 시기에 형성된다. 따라서 유아기의 학습은 언어 및 정서발달, 그리고 가치관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유아는 동화의 주인공에 동화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 및 다른 사람의 정서표현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더구나 자신의 문화와 뿌리를 담고 있는, 자신과 비슷한 생김새의 주인공이 나오는 동화를 보면 유아는 스스로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인 부모들에게 현실은 어렵다. 지난달 한인 아동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발간한 안나 김 작가는 “미국의 어느 서점엘 가도 한인 혹은 한국이 배경이 된 동화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아동들은 동화의 스토리와 나 자신을 동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자기와 같은 한인 캐릭터가 없다보니 성장과정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 한인 학부모도 “미국 서점에서 한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동화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미국이 워낙 다문화사회다 보니 애들이 나중에 한인이라는 뿌리 의식을 갖지 못할까 걱정이 된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으로라도 한인과 한인사회에 친숙해지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월트디즈니가 만든 아동 영화에서도 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한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육아 콘텐트를 제작하는 한 한인 유튜버는  “아이가 백인 인형을 보더니 자기도 그렇게 닮고 싶다고 하더라”며 “아시안 인형은 예쁘지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는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듯 어린이용 인형만 봐도 아시아계를 모델로 한 인형들은 예쁜 것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로 인해 아시아계 어린이들조차 아시아계가 모델인 인형에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에서 개봉된 어린이용 영화 가운데 아시아가 소재인 것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뮬란’과 ‘터닝레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라야’ 정도가 고작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한국 콘텐트들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성인들을 위한 드라마나 영화 등이 대부분이지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 영화나 교육용 콘텐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인 차세대들에게 뿌리 의식을 갖게 하려면 문화적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3세 아동에게 자기에 대해서 설명해 보라고 하면 이미 구체적인 신체적 특징부터 본인의 능력, 사회적 관계, 심리적 속성 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한다. 이 시기부터 자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셈이다. 그리고 아동기에 이르면 자기에 대한 개념은 더욱 복잡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유아 및 아동기에 정체성을 바르게 확립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아 정체성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느낌 및 인지를 뜻하는 것으로 유아기와 아동기에 형성되어 발달된다.  
 
한인 차세대들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가 한인 어린이들에게 맞는 다양한 문화 콘텐트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성장과 한류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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